식탁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체면을 구겼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들어 전방위적으로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전통시장에 '최저가 마켓'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은 지난 2, 3일 이틀간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36개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 평균가격이 22만536원으로, 대형마트(25만554원)보다 12%, SSM(26만 709원)보다 15.4%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품목별로도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SSM과 비교해 대부분 가격 우위를 보였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전통시장의 건어물은 22.4% 저렴했고 이어 채소류(18.9%), 가공식품(14.4%), 곡물(11.6%), 공산품(8.9%), 생육(8.7%), 선어류(7.3%), 과일(2.3%) 등의 순이었다.
SSM과 비교할 경우 공산품이 22.7%로 가장 쌌다. 이어 건어물(18.8%), 채소류(18.6%), 생육(16.4%), 곡물(15.3%), 가공식품(9.2%), 선어류(6.1%)가 뒤를 이었다.
개별 상품별로는 전체 36개 품목 중 80%인 29개가 대형마트ㆍSSM보다 가격이 낮았다.
가장 싼 것은 감자로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45.5%나 저렴했다. 이어 오징어젓갈(42.1%), 오이(34.2%), 생닭(27.0%), 멸치(26.5%), 깐마늘(21.3%) 등의 순으로 싸게 살 수 있었다.
SSM과 비교하면 세제(37.2%), 감자(34.5%), 상추(31.4%), 멸치(29.8%), 콩(27.7%) 등의 순으로 저렴했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들은 가격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건어물이나 채소 등 신선식품은 제품별로 품질이 다 다른 데'감자면 감자'이런 식으로 단순 조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감자의 품질마다 등급이 있는데 대형마트의 상급 제품과 재래시장 하급 제품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대형마트가 더 비싸게 비춰진다는 얘기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매주 품목별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 할인가격이 아닌 정상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 같다"면서 "할인을 받은 고객의 실제 구매액은 전통시장보다 쌀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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