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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맞물려 '완만상승' 가능성
입력2002-04-09 00:00:00
수정
2002.04.09 00:00:00
■ 금리 올들어 최고국제원자재값 상승… 물가도 들먹
금리가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정부가 거시정책기조를 '경기부양'에서 '경기중립'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권수익률은 9일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서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개장 직후 6.55%까지 상승, 전일보다 0.03%포인트나 올랐다.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3월 19일 6.55%까지 오른 후 최근까지 보합세를 지속해 왔다.
지난 3월까지만해도 정부와 민간경제연구소는 경기회복에 대한 견해를 달리 했다. 정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제시한 반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경기가 과열양상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도 정책기조를 '중립'으로 전환함에 따라 속도조절에 대한 필요성은 이제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정책 변화는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하반기 중 경기과열 양상이 빚어지며 물가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담고 있다.
이처럼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금리 오름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한동직 대한투신운용 부사장은 "금리의 결정요인은 결국 경기와 물가"라며 "최근의 경기동향을 살펴볼 때 금리는 완만한 상승커브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증가로 경기회복 가속화 기대
재경부 등 경제부처나 한국은행은 지난 3월까지만해도 경기회복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뿐 수출이나 투자가 크게 호전되지 않는다는 이유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달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8일 현재까지 수출은 2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5%나 늘어났다. 올들어 지난 3월까지 수출은 줄곧 감소세를 보였으나 큰 폭의 증가세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수출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수출 회복과 함께 투자규모를 늘리려는 기업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적절한 시점에서 정책기조를 변경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면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5~6%) 이상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분기별 성장률이 ▲ 1ㆍ4분기 4.6% ▲ 2ㆍ4분기 5.6% ▲ 3ㆍ4분기 5.8% ▲ 4ㆍ4분기 6.0% 등으로 성장속도가 갈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가중되는 물가 불안
이처럼 경기회복이 빨라지면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3월 현재까지 소비자물가는 매달 0.5~0.6%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물가불안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마저 올라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정한영 박사는 "통상 2ㆍ4분기에는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유가 상승 여파로 물가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돈도 지나치게 많이 풀려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총유동성(M3)는 1021조원 수준이다.
더욱이 M3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1.6%로 경계범위(8~12%)에 바싹 근접해 있다.
한은 관계자는 "사실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 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5월 콜금리 인상은 불가피
정부의 정책기조 변경과 함께 한은의 콜금리 인상 시점도 관심을 모은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수익률 상승은 이미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것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금통위를 마친 후 "시장은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내달 중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리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못하더라도 경기흐름에 맞춰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며 "오는 5월에는 한은이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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