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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삐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다른 정당들과 합의 없이 오는 12일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강행키로 하자 열린우리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양당 갈등의 원인은 개방형 이사제도의 완화를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처리문제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을 다른 민생법안들과 함께 병행처리해야 한다며 3월 임시국회의 조기 개최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국회 일정 불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1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나라당의 3월 임시국회 단독 소집요청에 대해 ““3월 국회를 당내 경선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부의 분열과 갈등의 탈출구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불신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당은 (3월 임시국회에 관한) 의사일정 협의를 위한 수석부대표 회담을 즉각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수석부대표 회담을 비롯한 대화에는 일절 응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며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재개정안 처리 문제를 다른 민생법안들과 연계시킬 수 없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민생법안이란 집값안정 대책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비롯, 국민연금제도 및 사법 개혁법안 등이며 한나라당이 사학법과의 연계를 빌미로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다른 정당들과 연대해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규제 완화의 수위에 대해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행 법이 대학평의회나 학교운영위원회에만 부여하고 있는 개방형 이사의 후보 추천권을 종교재단과 동창회, 학부모회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추천권의 양보는 어렵고 다만 추천된 이사 후보에 대한 선택권을 종교재단에 부여하자는 협상안을 제안한 상태다. 원내 대수당이 이처럼 의견 절충에 난항을 겪음에 따라 3월 임시국회가 12일 열린다 해도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전망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만의 단독 국회 소집에 불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며 대신 다른 당들과 협력해 이후 3월 임시국회를 재소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따라서 3월 임시국회는 국회의장이 18일 외국출장에서 돌아오고, 한덕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이달 하순쯤 에나 정상적인 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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