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합가전업체인 콩카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웅진을 손에 넣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가 중국 국영기업인 콩카는 자금 동원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그룹과 GS칼텍스, SK네트웍스, MBK파트너스 등 국내 업체들도 자금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본지 7일자 1ㆍ13면 참조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든 국내외 5개 업체 가운데 자금동원력에서 가장 유리한 업체는 콩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1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콩카가 국내 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 국내업체보다 20~30%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콩카는 최대주주가 중국의 부동산 개발 국영기업인 ‘화교성그룹’이어서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웅진코웨이 매각가격도 2조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웅진코웨이 딜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콩카의 경우 대주주가 국영기업이다 보니 자금동원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 관계자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때 중국기업이 웅진코웨이를 가져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이지만 웅진코웨이측이 자금난에 몰려 있는 상황이어서 가격만 많이 준다면 어떤 업체라도 괜찮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콩카가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내부에서도 최종 실사결과 콩카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낼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과 GS칼텍스, SK네트웍스, MBK파트너스 등 국내 업체들도 자금동원에 비상이 걸렸다. 자금난에 봉착해 있는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하루 빨리 내다 팔아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경영프리미엄을 낮게 책정해 인수가격을 1조5,0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콩카가 가세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이 같은 전략을 수정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최근 대외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웅진코웨이 인수에 추가 자금을 동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럽발 대외변수가 불거지면서 기업들이 다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아무리 좋은 매물이라도 무리해서 인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내부적으로 웅진코웨이를 비싸게 사는 데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 강하게 베팅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콩카의 거액 베팅 가능성 때문에 자금마련에 비상이 걸린 국내 업체들은 국민연금 등에 투자의사를 타진하는 등 자금줄 동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도 인수금융 등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인수금융 지원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웅진코웨이는 내용이 좋은 기업이어서 잠재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는 있다”며 “투자조건이 맞으면 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인수금융을 대출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 당시 빌려준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최근 회수했고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를 위해 대상을 물색하던 중이어서 웅진코웨이 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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