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이 산업용 공기압축기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것은 깨끗한 조직 만들기에 이어 품질경영에도 고삐를 바짝 조이겠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결단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큰 짐을 벗은 이 회장이 이번 리콜을 계기로 조직은 물론 품질에 대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더해져 이번 사태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안팎에서도 이 회장의 채찍이 더욱 매서워져 삼성테크윈의 리콜 사태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사태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삼성 내부에서는 이번 리콜 사태가 소규모(300여대) 이지만 앞으로 미칠 파급영향은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 이 회장이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그룹 내의 부패척결 작업의 발단이 사실 삼성테크윈의 경영진단이었고 여기서 리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한 것은 이 회장의 개혁의 강도가 물불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당초 임직원 개개인 비리 문제로만 알려졌던 것과 달리 삼성테크윈 감사의 주요 내용이 제품의 품질상 하자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회장이 품질 문제에 관해 좌시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언했던 계기 역시 '불량 세탁기' 문제였던 만큼 이번 삼성테크윈의 리콜 사태는 단순한 제품 리콜 문제를 떠나 그룹 안팎에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 이후 통화 품질이 불량한 휴대폰 15만대를 화형식으로 불태우는 등 "품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또 신경영 선언 이후 제품 불량이 발견되면 누구라도 모든 생산공정을 중단시키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삼성 계열사 전체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새로운 혁신작업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이번 리콜 사태는 임직원에 대한 징계와 감사기능 강화 수준을 넘어 그룹 전체의 품질쇄신 작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품질 문제로 인해 신경영을 선포하는 등 품질 최고주의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리콜 사태는 더욱이 감사 과정에서 밝혀져 내부의 고름을 짜내는 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비단 삼성테크윈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적으로 제품 품질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가능성으로 인해 삼성 임직원 모두가 삼성테크윈 사태를 숨죽여 주시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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