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뱅킹'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이 일본 최대 인터넷 증권사인 SBI증권과 손잡고 SNS를 통한 증권 업무를 시작한다.
이번 제휴는 정보기술(IT) 업체가 해외에서 금융 부문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실상의 첫 사례인데다 국내 금융회사의 새로운 해외 진출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본 라인주식회사는 일본 SBI증권과 손잡고 메신저에 증권 서비스를 연계한 서비스를 개시한다. 라인주식회사는 '라인×증권'으로 명명된 이 서비스에서 오는 19일로 예정된 라인 공식 계정 개설을 시작으로 네이버가 제공하는 '라인 비즈니스 커넥트'를 활용한 △주가조회 △약정통지 △주문기능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라인×증권은 기존에 증권사가 메신저 회원에게 일방적으로 공지나 스팸성 메시지를 통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과 개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SBI증권 측은 "라인과의 비즈니스 연결을 활용한 이 같은 서비스는 일본 금융업계에서도 최초"라며 "업계 최고의 저렴한 수수료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 내에서 20대의 약 80%, 30대의 약 65%가 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가입자 수만도 5,200만명을 넘는다. SBI증권은 일본 최대 인터넷증권사로 지난 6월 말 기준 300만계좌를 확보하고 있다. 이종 업권 간의 융합 파급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라인×증권이 출시된 배경은 일본 내 '니사(NISA) 제도' 도입이다. 니사는 소액투자비과세제도의 약자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시 100만엔까지 수익·배당에 최장 10년간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제도다.
일본 정부는 개인 주식투자를 늘려 기업자금 확보를 돕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인×증권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SNS를 동반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공략'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내 은행이 해외에 진출하면 늘 고배를 마신다고 얘기하는데 네이버가 추구하는 이 서비스가 안착하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전략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