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길(吉)하다’는 쌍춘년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결혼 적령기를 놓친 노총각ㆍ노처녀들의 마음이 점점 타들어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회원 수가 늘어나고 인터넷 연애 상담 사이트에는 노총각ㆍ노처녀 누리꾼들이 바글바글하다. 이에 발맞춰 각 기업체에서는 적극적인 ‘짝 맺어주기’ 활동도 벌이고 있다. ◇연애박사도 이제는 결혼하고 싶어=친구들 사이에서 ‘연애박사’로 소문났던 35살의 노총각 K씨는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했다. K씨는 “솔직히 내가 결혼정보업체에서 배필을 찾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연말이 되니 맘도 뒤숭숭해지고 내년에는 꼭 결혼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K씨처럼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는 전화문의가 20% 가량 늘어났고 회원 신청은 약 10% 증가했다. 듀오 역시 이달 회원 수가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듀오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증가 추이로 봤을 때 올 12월에도 가입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새해가 되면 나이도 한 살 더 먹으니 결혼을 심각하게 고려해보는 솔로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혼 골인의 비법은(?)=‘연애의 정석’이라는 책으로 스타덤에 오른 전문 연애컨설턴트 송창민(29)씨는 요즘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각종 잡지에서 연일 칼럼 기고 요청이 들어오고 연애특강 요청도 쇄도한다. 송씨는 “연말이 다가오면 결혼에 대한 강박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씨가 연애 컨설팅을 해주는 인터넷 카페 ‘쿨카사노바’의 회원은 무려 16만명. 요즘은 하루 방문자만 1만명을 넘는다. 회원은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노총각ㆍ노처녀들의 고민상담도 눈에 띈다. 송씨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만나자마자 결혼이 급하다는 태도를 보이면 오히려 상대가 멀어지게 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대리 이제 결혼해야지=직원들의 결혼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결혼정보업체와 제휴해 가입할 때 할인 혜택을 주거나 싱글파티 등 모임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하나은행의 ‘두리 하나’ 서비스는 직원이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할 때 가입비의 50%를 회사가 부담해준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이 일에 쫓기며 결혼적령기를 놓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사기업뿐 아니라 관공서ㆍ공기업에서도 이러한 ‘짝 맺어주기’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업의 1회성 이벤트가 주를 이뤘으나 요즘은 3~4년씩 꾸준히 노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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