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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포트/도쿄] 日업계, 벌써 연말무드 띄우기
입력2001-10-28 00:00:00
수정
2001.10.28 00:00:00
때이른 산타복장 점원등장… 성탄선물·연하장 판촉행사'연하장 인쇄 지금 신청하면 가격 할인해 드립니다'
이달 들어 일본 곳곳의 편의점에는 이 같은 안내문이 붙기 시작했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연말연시 특수 잡기에 나서려는 편의점들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 간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길거리에 아직 반팔 차림이 적잖이 남아 있는 이달 중순, 도쿄 샐러리맨들의 거리 신바시(新橋)의 한 이자카야(일본식 주점) 앞에서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은 점원들이 가두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국에 1,800개 점포를 두고 있는 이 주점은 지난 10일부터 손님들에게 추첨을 통해 여행 티켓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내용의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점포 내부에 게시한 캠페인 포스터와 잡지 광고에는 주점으로 들어서려는 산타클로스가 '산타, 벌써 등장하다'라는 카피 문구와 함께 그려져 있다.
계속되는 경기 둔화에 더해 미국의 테러참사 이후 국내 소비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의 소매업체들이 때이른 연말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국내외 경제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니,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얼어붙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한 명이라도 미리 고객을 잡아두려는 것이다.
내각부가 지난 23일 발표한 9월중 소비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과민 반응으로 치부할 수만도 없다.
생활이나 고용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반영하는 소비자태도지수는 미 테러와 국내 광우병 파동의 여파로 지난 6월보다 4포인트나 급락, 3년만에 최저 수준에 그쳤다.
지난 82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세번째로 큰 낙폭이다. 정부는 안팎으로 터진 대형 악재가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소비자태도지수가 가계부문의 소비 지출 동향에 3개월 가량 앞서 움직인다는 점. 다시 말해 이번 조사결과가 실제 소비 부진으로 가시화되는 것은 3개월 후인 12월, 연말 특수의 절정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향후 가계 소비 부진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백화점이나 외식업체, 호텔 등 연말 특수시장을 노리는 업계에서 일찌감치 연말연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형 백화점들이 지난해보다 수주 앞당겨 연말 선물코너를 마련키로 하는가 하면 외식업체들은 이달 중순부터 망년회 예약을 접수하기 시작, 조기예약 고객에 한해서는 음식값을 깎아주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호텔도 연례행사인 크리스마스 디너쇼 티켓 예약을 앞당기거나 연말 숙박 패키지 개시 일정을 예년보다 빨리 설정하는 등 하루라도 빨리 연말 수요를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도 두드러진 성과를 기대하지는 못하는 눈치다.
백화점의 경우 최근 매출이 회복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연말 선물 시장에서는 법인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해 수준을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해마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외식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업체들의 '분위기 조성'작전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얼마나 열 수 있을지, 아직까지 큰 기대는 모아지지 않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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