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스파이’ 처벌 대폭 강화

기업의 영업 비밀을 빼내 국내ㆍ외로유출하는 산업 스파이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특허청은 산업스파이에 대한 처벌을 미국의 `경제스파이법`수준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마련, 입법예고 했다고 28일 밝혔다.

현행 법률은 산업스파이가 영업비밀을 해외로 유출해 100억원의 부당이익을 얻는다 해도 이에 따른 처벌은 1억원 이하의 벌금형 밖에 처할 수 없는 등 첨단기술 해외유출방지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선안에 따르면 영업비밀침해자에 대한 부당이득은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으로 철저히 환수해 경제적 유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고죄 조항을 폐지해 영업비밀 침해사범에 대한 고소 및 고발이 없더라도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인과 조직을 동시에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을 신설했고 미수 및 예비, 음모 또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분범 조항을 폐지해 종전의 `기업의 전ㆍ현직 임직원`만을 처벌대상으로 하던 것을 고쳐 `누구든지` 처벌대상이 될 수 있도록 확대했고 보호대상도 종전 `기업의 기술상의 영업비밀`에서 `기업의 영업비밀`로 확대했다.

이밖에 국내외에 널리 인식된 상표 등을 인터넷 도메인네임으로 미리 등록, 금전상 이득만을 취하려는 사이버스쿼팅(Cyber-squatting)을 규제하고 유명 상품의 상표 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모방하는 일도 처벌키로 했다.

특허청은 이번 개정안 마련을 위해 관련업계 및 학계, 수사기관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 `경제스파이법`은 영업비밀을 미국외의 다른 국가로 유출한 조직에 대해 1,000만달러의 벌금에 처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창수 특허청 산업재산보호과장은 “최근 반도체, 휴대전화, LCD관련기술 등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첨단정보통신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영업비밀의 해외유출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유출지역이 중국과 대만 등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우리 기업과 국가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