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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날씨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조선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며 한반도에도 슈퍼 태풍이 몰아 닥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업체들은 8월 무더위가 지난 후 가을 태풍이 예상되는 만큼 자체적인 기상예측시스템을 재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주변 지형과 사내 구조물을 고려한 풍동(風動)시험을 하는 한편 안벽계류호선의 밧줄을 보강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부터 기상 전문업체인 비온시스템과 부산지방기상청이 공동 개발한 조선기상정보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거제조선소 자동기상시스템(AWS) 1기를 설치하고 골리앗 크레인 등에 풍향계측계를 설치했다. 위성영상과 기상도 등이 포함된 기상정보는 30분 단위로 사내 인트라홈을 통해 전 부서에 제공된다. 또한 일주일 뒤 기상예보와 작업 가능 여부 등을 미리 공지해 작업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태풍 ‘나비’가 상륙했을 때 기상 예보사업체의 기상 정보를 작업장 책임자들이 브리핑 받고 일부 선박을 전라도 해안으로 옮겨 피해를 줄이기도 했다. 기상상태는 선박 원가에도 영향을 준다. 용접과 도장의 경우 습도가 작업 효율성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기상정보 제공시에 작업환경에 대한 의견도 제시한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2002년부터 거제조선소 내에 자동기상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기상정보는 개인 PC에 설치된 화면보호기를 통해 거제조선소 전직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돼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삼성중공업은 태풍 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 태풍접근 5일전부터는 사전에 마련된 재난관리 시나리오에 따라 방지 대책을 수립한다. 삼성중공업의 태풍 단계별 조치는 ▦태풍경보 전달(D-5) ▦비상상황실 가동(D-3) ▦선박계류방법, 피항선박 선정 등 점검 및 조치(D-1) ▦전사원 통행금지(D) 등으로 나눠진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선박의 계류방법을 초당 50m이상의 태풍에 대비해 표준화하고 세계최초로 조선소 바다 밑바닥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서 체인갈고리로 배와 바다 밑바닥을 연결 시키는 SPM시스템을 만들어 배가 어떠한 태풍에도 떠밀려 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평시에도 기상을 전담하는 예보관을 두는 한편 공장 곳곳에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상시적으로 주변의 기상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현대중공업은 태풍과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본부장 주재 하에 상황실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으며, 기상정보 시스템을 통해 작업장에 풍향 등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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