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야 집에 들어가그라아’, ‘대추야 널찌거라’ 대학로에 때아닌 사투리 연극 두 편이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극단 이루의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연출 손기호)와 극단 목화의 앵콜 공연인 ‘자전거’(연출 오태석)가 6월 4일부터 한달간 무대에 오른다. ‘눈먼 아비에게…’는 낯설지만 편안한 경주 시골마을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 희극과 비극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 이 작품은 공년 내내 웃음이 끊임없이 이어지나 웃음 뒤에 묻어나는 눈물이 가슴을 적신다.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부모와 함께 사는 12살 아들 선호의 소아암이 악화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경주 사투리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눈물 나게 따뜻한 연기로 잊고 지냈던 이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장면사이에 동아콩쿠르 정가부문 금상을 수상한 정마리씨의 구전민요가 극의 흐름에 맞게 재 창작돼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숭무대 소극장 (02)762-9190 또 ‘자전거’는 50년대와 80년대를 넘나들며 옛날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 깃든 밤의 풍경을 한 시점에 모아놓은 형식이다. 작품은 경남 거창의 한 면서기의 결근계 사유에서 출발한다. 귀가하던 어느 밤길에 이 면서기가 42일간 앓게 된다. 면서기의 구체적인 연유를 추론하려고 동료 앞에서 기억을 더듬는 과정이 작품의 전체 틀이다. 자전거는 한국전쟁에서 겪은 우리의 수난과 어두운 운명을 끄집어 내 재해석함으로써 한국인의 참모습,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룽구지 (02)745-3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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