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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국악/이경문 문화체육부 차관(로터리)

문화의 양태와 빛깔은 다양하다. 그리고 모든 문화는 그 자체로서의 특성과 존재가치를 지닌다.얼마전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96 세계파리축제를 관람하였다. 각 나라마다 피리의 모양과 음색, 연주형태는 다양하였으나 이국적인 정취를 불러 일으키는 각국의 피리 소리는 하나같이 아름다웠다. 그 중에서도 이슬처럼 맑고 청아한 우리나라의 단소연주가 단연 압권이었다고 하면 아전인수격인 자화자찬일까? 그렇더라도 『엄마, 우리나라 피리 소리가 제일 듣기 좋아.』 우리나라 단소연주를 듣고 소근대던 초등학교 1학년 정도 어린이의 판단에는 편견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우리의 토양에서 우리 정서에 맞게 형성된 우리 고유문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느낌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민족과 함께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그 민족정서에 꼭 맞게 정착된 고유문화의 영역을 우열을 가려서 논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어떤 민족이나 국가의 고유문화가 얼마나 우월한 것인지는 그 문화 본래의 형태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문화 원소유자들이 스스로의 문화를 스스로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대접하느냐에 좌우된다 할 것이다. 우리음악인 국악을 예로 들어보자. 국악은 장단이 너무 느리고 따분하여 현대인의 정서에 도무지 맞지 않는다고 흔히들 말한다. 서양의 클래식 음악이 빠른 곡만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식자가 갖춰야 할 교양으로 자리잡고 즐기는 이가 국악애호인 수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현실을 볼 때 곡의 흐름이 느리다는 이유는 국악을 외면하는 논리적인 근거가 될 수 없을 듯하다. 따분하다는 느낌 또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쩌다 한 두 번 감상하는데서 오는 편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기성 세대보다도 오히려 서태지와 뉴키즈온더블록에 열광하는 10, 20대의 젊은 층들이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더 많은 호응을 호감을 표현하고 있고 특히 사물놀이는 코흘리개 아이들도 손뼉치고 좋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기성세대는 많은 것을 느껴야 한다. 문화란 그 생성과정처럼 자연스럽고 다양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이니 무조건적으로 찬양하고 좋아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논리를 펴자는 것이 아니다. 현대인임을 자처하는 우리 곁에 의리의 화신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 전통문화는 그 존재만으로도 이미 수천년대의 저력과 생명력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제 우리는 올곧게 평가하고 정당하게 예우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생의 편견없는 귀에는 멋진 우리 음악이 어른 세대에게는 따분하고 뒤떨어진 음악으로 취급된다면 우리 후대의 전통문화 향수권은 누가 보장해 주겠는가? 나이와 계층에 관계없이 사랑받는 젊어지는, 젊은 국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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