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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게 불편하거나 더 잘 달리고 싶은 사람, 골프를 잘 치고 싶거나 농구 등 운동을 잘 하고 싶은 사람 또는 원인 모를 어깨나 목·다리 등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나왔다. 몸에 있는 120개 근육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몸 동작을 정확하게 분석해 몸의 움직임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을 수행한 이제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연구팀 등이 공동개발한 '근골격 모델을 사용한 이족보행 재현기술'이 지난 6일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몸 동작에 대한 연구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도 몸 전체 120개 근육 중 10개 정도만 사용한 간단한 시뮬레이션만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두 다리와 발가락, 발목을 사용하는 걸음걸이의 복잡한 구조에 대한 분석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뒤뚱거리며 걷는 것도 걸음걸이에 대한 완벽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몸의 움직임에 관한 인체 운동학을 연구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실제 사람의 보행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걷는 것과 관련된 120개의 근육을 사용한 모델을 만들어 물리적으로 동작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근육과 관련된 데이터를 바꿔 걷거나 뛰는 동작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이는 걷거나 뛰는 동작을 분석한 후 관련 근육을 바꿔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세를 어떻게 교정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몸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축구나 야구, 골프 등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된 걸음걸이나 자세로 인해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치료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를 담당한 이제희 교수는 "사람의 걸음걸이와 움직임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당장은 병원에서 환자를 수술하기 전에 수술 후의 걷는 모습 등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고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수술 결과를 확인하는데 1~2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수술 전에 미리 결과를 알 수 있다.
그는 또 "사람이 스마트폰,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면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며 "가장 복잡한 걸음걸이에 대한 분석이 끝난 만큼 몸 전체의 움직임에 대한 완벽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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