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기업 주가가 각종 테마주에 편승해 급등하자 최대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적자 또는 실적 하락 기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와 더불어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케이씨피드는 전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정한식 대표이사가 보유 중인 자사 주식 295만5,61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대표의 지분은 23.79%에서 22.18%로 줄었다.
케이씨피드는 전 사장인 황창규씨가 안철수 의원과 부산고와 서울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관련주로 엮여 있다. 최근 안 의원의 신당 창당설이 공식화되면서 이 같은 재료가 투자심리를 자극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케이씨피드는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18일부터 22일까지 39.38% 올랐다.
케이씨피드는 가축ㆍ가금용 배합사료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올해 3ㆍ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나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제4이동통신 테마주로 엮이면서 10월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모다정보통신의 최대주주 일가족도 앞다퉈 지분 처분에 나섰다. 지난달 초 최대주주인 이종희 회장이 45만여주를 시간외 매매로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최대주주의 부인ㆍ친인척은 물론 임원들까지 대거 자사주를 매각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지난달 초 40.61%에서 한 달여 만에 29.87%로 감소했다. 이들의 매도공세에 7,000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불과 7거래일 만에 5,000원대로 추락했다. 모다정보통신은 무선데이터 통신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TPC메가트로닉스도 최근 3D프린터 테마 광풍에 휩싸이면서 최대주주 일가가 지분을 팔아 치웠다. 8월 3,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1만4,000원까지 치솟자 최대주주인 엄주섭 회장의 개인회사와 엄 회장의 자녀들이 모두 20여만주를 팔았다. 주가는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 매각으로 인해 하향곡선을 그리며 8,000원대로 떨어졌다.
이 밖에도 비무장지대(DMZ) 테마주로 급등세를 보였던 코아스, 유라시아 철도 사업 소식에 철도 테마주로 엮였던 대호에이엘 등의 최대주주들 역시 주가 급등세를 틈타 지분을 처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