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명절 수요가 생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올 추석 시장에는 예상과 다르게 '훈풍'이 불고 있다.
당초 백화점들은 올해 선물 수요가 소비불황과 김영란법 등의 선제적 영향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법인 수요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은 당초 4~8%로 예상했던 올해 추석 매출 신장세를 너도나도 올려 잡아 내심 예년 수준인 두자릿수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백화점의 선물세트 매출은 기업의 견조한 소비 수요에 힘입어 20% 가까이 늘었다. '소비절벽'을 막아내는 데 기여한 것은 무엇보다 법인이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7~17일 전국 32개 점포에서 추석 본판매를 진행한 결과 법인고객 매출은 25.6% 오르며 개인 매출 신장세(22.2%)를 뛰어넘었다. 각 본점과 지역점을 망라해 진행되는 법인 매출에서 상품권 매출은 25.4%, 선물세트 현물 매출은 26.4% 각각 늘어났다. 물론 이는 점포별로 법인 매출 코너를 찾지 않고 개별 주문한 소상공인 등의 수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다. 18일까지 전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19.4%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각각 15%, 6.4% 증가했다. 앞서 진행된 백화점의 예약판매 매출 신장률도 50~90%대에 달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연휴 직전까지 발생하는 개인 수요와 달리 기업 수요는 배달 등을 감안해 통상 한 주 전에 마무리된다"며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한가위 소비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면서 연휴 막판으로 갈수록 신장률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두자릿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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