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고 패이고… '폭우 후유증'

서울 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던 도로가 내려앉고 패이는 등 시내도로 곳곳이 `폭우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버스전용차로를 비롯한 서울 시내 도로들은 지반이 내려앉거나 곳곳에 구멍이 뚫린 곳이 많아 자칫 교통사고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17일 서부도로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전날 내린 폭우로 서울 마포구 성산대교 북단 성산지하차도 내에 가로 20cm, 세로 30cm, 깊이 5cm 크기의 패인 곳이 5~6곳 정도 나 있다. 이 때문에 미처 구멍을 발견하지 못한 운전자들이 덜컹거리며 도로 위를 지나거나 구멍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핸들을 꺾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마포대교에서 성산대교 사이 강변북로 구간 도로도 곳곳이 패이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 현재 복구 작업을 진행중이다. 서부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계속된 비 때문에 상태가 좀 좋지 않았던 도로는거의 다 패였다고 보면 된다"며 "차들이 지나다니면 파손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에 서둘러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남산1호터널과 삼일로 사이 비탈길도 상황은 마찬가지. 가뜩이나 비에 젖은 도로가 미끄러워 비탈길 운행이 조심스러운데다 도로 곳곳에 10~20cm 크기의 구멍까지 뚫려 사고 위험이 높다. 노원구 월계동 광운고교 앞 왕복 2차선 도로 역시 도로 밑을 지나는 하수도로 토사가 흘러들어가 도로가 깊이 패이고 내려앉았다. 버스전용차로의 파손 정도는 더 심각하다. 빗물에 패인 아스팔트 위로 하중이 큰 버스들이 계속 지나다니면서 파손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부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파손된 부분은 대부분 작은 규모지만 차량 충격을 받으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나와 보수작업 중"이라며 "오늘 하루 종로, 창경궁로, 미아로 쪽에서만 20~30건의 복구작업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서부ㆍ북부도로관리사업소를 비롯한 서울 시내 6곳의 사업소는 이처럼 관내 피해 발생 구간에 복구인력을 보내 응급복구용 자재로 도로 `땜빵'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도로가 물에 젖은 상태여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각 사업소들은 패인 도로 복구보다는 물에 잠겼던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등의 청소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8일까지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보여 파손된 도로를 모두 복구하는데는 시일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측은 "일단 주요 간선도로의 청소작업에 매달려 있고 패인 도로에 대해서는 응급조치만 우선 취하고 있다"며 "응급조치 후 도로를 제대로 다시복구하려면 비가 그치고 마른 상태에서 해야하므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