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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상금 경제

安炳璨(경원대학교 교수)미국의 언론상은 무려 500여 가지가 된다고 한다. 그중에 퓰리처 상이 가장 알려져 있다. 이 상은 너무도 미국적인 상이다. 미국의 언론, 문학,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사람을 뽑아 해마다 수여한다. 미국의 대중신문왕 퓰리처가 1917년에 기증한 50만 달러가 이 상의 기금이 되었다. 콜럼비아 대학이사회가 주관하여 5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상금은 3천~5천달러이니 원화로 환산하면 360만원~600만원이다. 상금에 거품이 낀 한국 수준에서 보면 상금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이상을 타면 신분이 달라진다. 사내에서 자기가 바라는 취재영역을 확보하는 계기도 되고 외부 초청을 받을 기회도 늘어난다. 지방 언론사에서 박봉에 시달리던 사람이 수상하면 대도시의 큰 언론사에서 좀더 많은 봉급을 받으며 일할 전기도 생길 수 있다. 퓰리처상은 대중적이고 상업주의적인 냄새를 풍긴다. 한국 언론상 중에도 독자적인 것이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운영하는「이달의 기자상」이다. 모든 상은 대개 일년단위로 운영하는데 이상은 일개월 단위로 운영한다. 기자협회는 『기존의 특종개념을 재정립하고 기획기사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며, 특히 지역언론 활동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1990년에 제정하여 작년말 100회를 넘겼다. 한달을 단위로 하여 저널리즘의 전 영역에서 우수한 기사를 가리는 종합적인 언론상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드니「이달의 기자상」이 유일무이하다. 운영자인 기자협회는 「이달의 기자상」은 처음부터 심사기준과 심사절차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운영해 온데 특색이 있다고 말한다. 심사위원인 필자의 생각으로도 이 상은 발로뛰는 일선기자를 대상으로 하여 독자적인 개성을 굳히는데 성공했다. 다음달 부터는「젊은 기자상」과「잘쓴 기자상」을 추가하기로 했으니 한층 다채로워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상금이 너무 적은 것이다. 명예가 따르되 가난한 상이다. 상은 본래 물질적이다. 잘한 일을 가려서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 물질로 표현한다. 상은 또한 경제적 성질을 가진다. 물질로 선행을 자극하고 유인하려고 부상이 붙는다. 상장외에 덧붙여 주는 돈은 장려금이요 인센티브이다. 그런데 큰 돈을 줄수록 큰 상이라는 잘못된 통념이 생겼다. 외국인사를 불러들여 턱없이 큰돈을 부상으로 주는 「정치적 상금」도 있었다. 상장에 권위가 없으니 돈으로 미끼를 삼자는 상술같은 시상이 많다. 한국의 언론상에는 부유한 상이 여럿있다. 상금이 수천만원씩 가는 것들이다. 이런 상들은 언론인의 전문적인 능력과 업적을 따져 수상자를 뽑지 않고 언론사에서의 지위나 지명도, 인간관계로 뽑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가난한 「이달의 기자상」이 오히려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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