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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먹구름속에도 틈새시장은 많다

■ 7개지역 무역관장의 수출전망과 대응미국 테러 사태의 후폭풍이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경기가 장기불황으로 들어설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이 더욱 짙어지고 있으며,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일본, 멕시코 등은 테러 사태 이후 기업 투자가 줄고 가계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며, 큰 성장세가 예상됐던 중동지역은 미국의 보복공격과 아프간의 재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대형프로젝트 발주를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등은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으며 다른지역들도 보복공격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전쟁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경제와 KOTRA는 중동과 미주ㆍ유럽ㆍ일본ㆍ중국ㆍ멕시코 등 7개지역 KOTRA 무역관장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경기를 조망해 봤다. 관광산업등 현실적 타격 ◆ 아랍에미리트(임의수 두바이 무역관장)=중동지역 무역ㆍ교통의 중심지인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두바이는 매년 이맘때쯤 각종 국제회의와 박람회로 우리 시골장터 마냥 북적댄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임의수 두바이 무역관장은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려는 유럽 관광객들로 만원사례를 이뤄야 할 호텔들이 관광객 감소에 못 이겨 특별 할인공세를 펴고 있다"며 "미 테러 사태로 인해 태풍전야의 적막함을 연상케 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미국의 보복 전쟁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중동 전체로 번질 경우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물론 현재 진행중인 건설ㆍ플랜트 프로젝트등이 지연되고 신규발주 연기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임 관장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경우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걸프 전쟁처럼 보급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현지 경기는 오히려 호전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올해 아랍에미리트 지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테러사태로 인해 소비가 줄고 두바이 물류중계기능이 약화돼 증가폭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무역관에서 내다보는 올 수출 예상치는 지난해 보다 1억달러 가량 늘어난 21억 달러. 4ㆍ4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만달러 증가한 5억 1,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임 관장은 "CCTV등 보안제품과 휴대폰 등 통신수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컴퓨터 주변기기, 자동차 부품, 건축자재 등도 4ㆍ4분기 수출 유망품목으로 제시했다. ◆ 중국(이종일 베이징 무역관장)=우리나라 중국 수출은 80%가량이 임가공 원부자재다. 미국 테러사태로 중국의 미국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면 곧바로 그 영향력이 우리나라 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는 의미. 이종일 베이징 무역관장은 "전통적으로 대 중국 수출을 주도해온 석유화학, 철강판, 인조장 섬유직물, 전자부품, 종이 및 판지제품 등 원료성 제품들이 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테러 사태가 중국 현지 경기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에 수출량의 21%를 내다파는 중국은 미국 구매력 감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지에서는 테러사태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가 7%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관장은 "특히 미국에 대한 투자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해외자본이 오히려 중국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며 "국내 기업들도 원부자재 위주의 수출품목을 다변화해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고부가가치형 특화상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핸드폰, MP3, 디지털카메라 등 첨단 제품과 광케이블, 네트워크 장비 등이 큰 폭의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한국문화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무역관측은 올해 대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2%가량 늘어난 188억 2,400만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관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일본 경제회복 위축으로 중국의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8%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국내 제품의 하반기 대중 수출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박풍 미주지역 본부장)=지난 7월과 8월 대미 수출 감소폭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4.8%, 20.7%를 기록했다. 여기에 테러사태까지 겹치며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박풍 미주지역 본부장의 전망이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 대미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무선통신기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7.6% 증가했으나 올해는 반도체, 컴퓨터, 철강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10%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ㆍ4분기 대미 수출은 15.6%증가했지만 올해는 미국 설비투자 급감, 소비위측 등으로 8월까지 12.7%가 감소한 상태다. 현지 바이어들은 소비위축을 우려해 수입물량을 크게 줄이고 있으며 미국 기업 또한 수익률 하락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항공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는 상당기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박 관장은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테러 참사로 무선통신기기, 보안장비, 방산제품 등이 수출 유망품목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시장전망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박 관장은 "첨단 기술이 접목된 보안장비ㆍ전자제품이 크게 각광받고 있어 국내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첨단 장비와 시스템 수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그는 테러에 대한 보복공격을 대비한 방독면, 무기류, 경보시스템, 일회용 주사기 등 방위산업과 구난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유럽(김태랑 유럽지역 본부장)= 미국 테러사태직후 EU지역은 일시적인 심리 충격으로 가계소비가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들어 이전 수준을 되찾고 있다. 김태랑 유럽지역 본부장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EU지역의 항공, 보험, 금융, 관상산업도 크게 위축됐으나 미국 보복조치가 장기전으로 확산되지 않는 다면 EU경제가 조기에 정상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지역 경제성장률은 1ㆍ4분기에 2.6%, 2ㆍ4분기에 2%를 기록했으며 3ㆍ4분기에도 1.6%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 테러 사태로 인해 4ㆍ4분기에는 이 같은 성장률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우리기업의 4ㆍ4분기 EU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65억 7,4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을 예상된다"며 "하반기 수출부진 등으로 인해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 234억 2,300만 달러보다 1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하반기로 접어들어 인플레이션 증가둔화, 실업률 안정, 구매자 심리회복, 유로화 가치상승 등 EU지역 경기회복을 알리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며 "이 같은 경기 신호가 내년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U 각 회원국이 가계소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실업 및 인플레이션 안정 등으로 인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EU경제가 빠른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유로화가 사용되면 자동판매기, 지폐감식기, 카드리더기, 전자저울, 전자계산기 등이 수출상품으로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LCD모니터, 디지털 카메라, DVD, MP3 등 최신 가전제품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잇단 불확실성에 빨간불 ◆ 일본(최윤홍 도쿄 무역관장)=대미 수출이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테러사건으로 경제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1~7월 10.6% 감소한 일본의 대미 수출은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최윤홍 도쿄무역관장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과 높은 고령화율로 인해 움츠러든 개인 소비가 테러사태로 인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복전쟁이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군수용 IT제품, 전기전자, 군수용 수송기, 항공기 부품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전에 따른 불안심리로 인해 가계소비위축과 기업 투자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테러사태가 조기에 수습된다면 일본 경기가 내년 2ㆍ4분기를 저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 8월 수입규모는 99년 10월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대비 2.4%감소했다. 중국만이 10%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최 관장은 "현지 소비가 크게 줄고 있는데다 중국제품의 저가공세와 일본업체의 역수입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수출이 고전을 면키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최근 수출이 늘고 있는 가공식품류, 네트워크장비, 금형 제품에 대한 수출은 여전히 유망하다"고 밝혔다. 올해 대일 수출전망치는 227억달러였지만 지난 8월 206억달로로 수정됐다가 미국 테러사태 이후 다시 지난해 대비 13.6% 감소한 176억 8,000만 달러로 낮춰 잡은 상태다. 최 관장은 "경기침체 인한 IT수요 급감, 구조조정으로 인한 소비부진, 중국산 저가공세로 인한 우리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제회복 더 시간걸릴듯 ◆ 멕시코(홍익희 멕시코무역관장)=대미 수출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멕시코는 이번 미국 테러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세관검사가 강화되면서 통관지연으로 인해 대미 수출이 큰 차질을 빚고 있고 현지 가계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있다"는 게 의 홍익희 멕시코 무역관장 설명이다. 8월 도매 판매율이 8.2%나 감소했는데 9월부터는 감소폭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3ㆍ4분기 경제성장은 마이너스가 확실시 되는데 4ㆍ4분기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 관장은 "올 7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입한 현지 경제가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테러사태로 인해 경제회복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공격이 중동지역으로 확산돼 원유파동이 일어나게 되면 멕시코가 오히려 원유 수입원으로 주목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기업들에게 연말시즌을 앞두고 신용이 좋지않은 현지 바이어의 출고를 조절하고 우수 거래선에 대해서는 자급 압박을 받지않는 한도 내에서 지원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또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비재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IT제품과 DVR, 첨단보안장비, 캐릭터 문구류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관장은 "연초에는 미국경기 조기 회복을 예상, 멕시코 수출액이 2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 테러 여파로 인해 4ㆍ4분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총 수출액은 지난해 보다 7% 줄어든 22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박중근 모스크바 무역관장)=미국 테러 사태에도 불구하고 최근 러시아 정부는 올해 GDP성장률을 4%에서 5.5%로 올려 잡았다. 박중근 모스크바 무역관장은 "러시아 경제가 올해 상반기 8%이상 증가한 국내 투자를 바탕으로 4ㆍ4분기에도 호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러사건 여파로 인한 현지 소비동요는 크지 않고 수입품에 대한 수요도 종전과 거의 다름없다는 것이 박 관장의 설명이다. 내년 러시아의 GDP증가율은 올해보다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석유화학, 기계류, 플랜트 부분이 성장을 주도하며 가전제품과 내구소비재 등은 올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박 관장은 "국내 제품의 경우 운송비 부담, 중국ㆍ터키 산 저가품 공세, 유럽제품 선호도로 인해 현지진출에 한계가 있다"며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시장공략에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식품가공 및 포장, 플라스틱사출기, 몰딩기계, 설비류 수출이 유망하다"며 "극동지역의 경우 중고자동차와 건축자재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8월 대 러시아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4.2% 증가한 5억 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테러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4ㆍ4분기 러시아 수출은 증가추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폴리에스테르수지, 편직물, 냉장고, TV, 타이어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박 관장은 "올해 수출 예상액은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8억 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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