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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기술 존재 판단‥삼성 배상액 축소 청신호
미국 특허청이 애플의 핵심 특허에 대해 또 다시 잠정 무효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2건의 핵심 특허가 잠정 무효 결정을 받은바 있어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 시간)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핵심 특허인 ‘핀치 투 줌(Pinch to Zoomㆍ특허 번호 915)’에 대해 잠정적으로 무효 결정을 내렸다. 핀치 투 줌 특허는 손가락 2개로 화면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기술로 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수 많은 디바이스가 사용하고 있다. 특허청은 “미국과 일본 등에 있는 다른 특허를 검토한 결과, 이미 선행기술이 존재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핀치 투 줌 기술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가 인정됐던 애플의 핵심 특허 6개 중 하나다. 배심원단은 해당 특허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21개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특허청의 잠정 결정이 나온 직후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의 재심 요청이 적절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미국 특허청은 애플의 또 다른 핵심 특허인 ‘바운스 백(특허번호 381)’과 스티브 잡스의 특허로 불리는 ‘멀티 터치(특허 번호 949)’에 대해서도 잠정 무효 결정을 내렸다.
이번 특허청의 결정이 최종 결정은 아니며 애플의 이의제기 신청 등에 따라 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특허청의 재심사를 통해 10% 가량만 무효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도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 특허청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핵심 특허에 대해 잇따라 무효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적어도 삼성전자는 배상금 산정 법리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무역위원회(ITC)에서도 동일 특허가 무효 판정이 내려지는 등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지난 17일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제기한 영구 판매 금지 요청과 삼성전자의 배심원 평결 재심 요청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조만간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8월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배상금 규모를 10억5천만 달러(약 1조2,00억원)로 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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