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시멘트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외국인들이 한일시멘트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한일시멘트의 외국인 지분율은 38.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초 외국인 지분율 35.21%에 비해 4%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도 많다. 시멘트업황은 올 하반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부진하다. 한일시멘트도 전반적인 업황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6,005억원의 매출에 1,1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의 6,173억원, 1,623억원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한일시멘트에 대해 ‘러브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동종업체에 비해 뛰어난 이익창출능력 ▦하반기 업황 호전에 대비한 사전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보유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한다. 또 부채액을 차감한 순현금이 지난해 말 820억원에서 올해 말에는 1,6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측은 이 같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지난해보다 주당 250원 늘어난 1,5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부실계열사를 모두 정리해 재무구조가 더욱 안정될 것”이라며 “건설경기에 민감한 시멘트의 비중이 54%로 동종업계에 비해 낮은 반면 레미콘ㆍ레미탈의 비중이 높아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레미탈(시멘트와 모래 등을 미리 섞어 현장에서 물을 부어 사용하는 제품) 부문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강점으로 한일시멘트는 레미탈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체 매출비중은 18%에 달한다. 황중권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연탄 등 원료가격 상승과 수입시멘트 유입에 따른 가격경쟁 등으로 고전했지만 동종업체에 비해서는 우월한 실적을 올렸다”며 “하반기 건설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 한일시멘트는 올해 6,150억원의 매출과 1,22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도 건설경기 호전을 예상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시멘트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갖춘 한일시멘트에 대해 매수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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