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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전 모 씨는 지난 주말 백화점 빈폴 매장에 책가방을 사러 갔다 점원으로부터 마음에 뒀던 제품이 이미 품절됐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설 연휴 이전에 매장을 방문했다가 신발가방과 함께 사면 20만원을 훌쩍 넘는 비싼 가격 탓에 구입을 망설이다 아이가 받은 세뱃돈을 들고 재방문했지만 매장 진열대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이미 비어있었다. 점원은 "이미 11월부터 많은 고객들이 신학기 가방을 사간 상태라 품절된 상품은 구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입학시즌을 앞두고 신학기 상품 시장이 대목을 맞은 가운데 변화된 책가방 구매 패턴이 관련업체들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일모직에 따르면 빈폴키즈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정상판매가로 공급된 물량의 89%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제일모직 측은 "프리미엄 키즈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책가방 디자인과 기능성에 집중 투자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고모나 이모 등 친척들이 예비 초등생에게 입학선물로 가방을 사주는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심플한 디자인과 점잖은 색깔을 적용한 책가방이 잘 팔리고 있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무늬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어린이 눈높이 제품보다 '지갑주인'인 어른 눈높이에 맞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그러나 기존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디자인의 세련된 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가벼우면서도 유해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제품들이 대항마로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과 설 연휴까지는 어른 눈높이의 선물용 책가방 위주로 시장이 움직였다면 지난 주말부터 이달말까지는 실수요자인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선택하는 제품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책가방 시장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휠라 측은 "책가방 구매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디자인은 물론이고 선물용으로 선호하는 디자인도 함께 출시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내ㆍ외부 소재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된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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