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분양가를 최고 20~30%까지 낮춘다는 방침을 굳히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나오는 유망 분양물량을 잡자니 분양가가 너무 비싸 보이고 저렴한 신도시 아파트를 기다리자니 당첨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가점제 점수가 높은 무주택자는 느긋하게 기다리되 가점제나 신도시 분양가 인하와 관계없는 중대형 수요자, 유주택자는 청약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파ㆍ검단ㆍ파주 등 수도권 6개 신도시에서 개발밀도 상향 등을 통해 공급규모를 크게 늘리고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이 확실시되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도 청약통장 사용시기 조율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한달여간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급등한데다 유망 지역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물량까지 대거 쏟아지자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를 놓친다”는 ‘청약 조급증’까지 생겨난 상황. 이런 심리를 등에 업고 몇몇 분양단지에서 ‘대박’을 터뜨리자 건설사들은 거리낌없이 고분양가를 책정해 수요자들을 더욱 애태우게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도시 주택 공급이 오는 2008년 이후에 몰려 있고 대부분 청약 가점제의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청약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선 자녀 수가 많고 무주택기간이 긴 청약부금, 청약예금(서울 기준 300만원) 가입자는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을 필요가 있다. 저렴한 신도시 민영주택에 당첨될 확률이 높은데 지금 무리하게 청약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통장 납입액이 많은 청약저축 가입자도 신도시와 택지지구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주택 공급이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한층 여유가 생겼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자격요건을 갖춘 무주택자들은 신도시 분양가 인하로 여건이 한층 유리해졌다”며 “지나치게 대출에 의존해 신규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들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도 “중소형 아파트나 수도권 외곽지역은 신도시 분양가 인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좀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아타기’를 노리는 유주택자나 청약가점제 점수가 낮은 무주택자는 거꾸로 치열한 신도시 청약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서울 유망지역이나 중대형 아파트는 분양가 인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막연한 신도시 당첨 가능성에 기대 청약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신도시 당첨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가 아니라면 저평가된 지역의 매매를 우선 시도하는 게 좋다”며 “굳이 분양을 고집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지역, 그것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20~30% 이상 비싸지 않은 단지에는 청약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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