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이례적으로 환율동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기는 했지만 "환율 변동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외환시장의 현 흐름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표시하기도 했다. 한은 총재가 공식석상에서 환율의 흐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총재는 "환율이 상당 기간 안정돼 있을 때는 관심도가 좀 떨어지는 것"이라면서도 "이번 달에 물가변동의 원인으로 굳이 환율을 언급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환율변동의 방향과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의식한 그런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금융위기 이후 우리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지나치게 급변하고 있는 데 따른 우려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외환시장이 외부의 충격에 너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환율이 글로벌 달러 약세의 흐름을 타고 너무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다만 "이 총재의 언급은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으로 외환시장의 현 흐름과 연계하는 것은 무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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