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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소망] ㈜IC코리아
입력2003-01-01 00:00:00
수정
2003.01.01 00:00:00
스마트카드 전문 제조업체인 ㈜IC코리아(대구시 동구 신천동)가 새해 부르는 `부활의 노래`는 우렁차기만 하다. 지난해 대구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 회사 120여명 직원들은 한없이 설레는 새해 설계를 한다. 올해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IC코리아 직원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넘쳐있다.
이들의 꿈은 결코 허황되지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실적(매출 150억원)의 2배에 이르는 280억원의 수주물량을 국ㆍ내외 각종 카드회사로부터 이미 확보해 둔데다 올 한해동안 200억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대구전자화폐`사업의 공동 주간사로 지난해말 선정돼 상당한 수익이 보장돼 있다. 여기에다 세계 최고의 이동통신단말기 생산업체인 노키아 휴대폰에 들어갈 핵심부품인 `심(sim)카드` 아ㆍ태지역 생산업체로 선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등 안정적인 수익창구는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또 지난 2000년 개발에 성공해 포항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험 도입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지능형 교통관제시스템(ITS)`도 상당한 매출이 기대되는 등 SI분야도 본궤도에 올랐다.
김남주(36) 사장은 “올 매출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지난해 매출의 2배를 훌쩍 넘는 350억원 이상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의 꿈은 쉽게 달성될 것 같다”며 “3년전 부도직전의 아픔은 이제 말끔히 씻을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IC코리아가 이처럼 화려한 비상을 하게 될 줄은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99년 대기업 연구원 신분을 청산하고 김 사장은 5명의 직원과 창업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창업 1년만인 지난 2000년 42억원의 부도를 맞는 엄청난 시련을 맞았다. 경북지역의 축산물 유통회사로부터 수주한 HACCP(축산물 위험요소 중점관리제어시스템)을 완성해 납품했으나 이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단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이 금액은 당시 년 매출(8억원)의 5배에 이르는 엄청난 것이어서 김 사장은 사업포기를 결심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기술력을 믿은 주위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벗어 온데다 직원들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재기를 다짐하자 김 사장은 생각을 바꾸게 됐다. 그는 사업의 밑그림부터 다시 그렸다. 안정적인 수입모델 없는 SI업체는 위험하다고 인식한 IC코리아는 스마트카드 제조로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사업자금을 위해 신용대출 받은 5,000만원을 고스란히 복지단체에 기부했다. 김 사장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 어려웠지만 희망을 찾기위해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아가면서 기부를 결심했다”며 “반드시 재기에 성공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회기부를 다짐하면서 행동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직원들의 이 같은 새로운 도전은 이내 결실을 맺었다. 이 회사 기술력을 높이 산 외국 카드사로부터 투자가 이어진데다 신용카드 붐이 일어난 사회 분위기도 한몫을 해 급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재기에 나선지 1년만에 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50억원의 실적을 올려 성서공단에 동양 최대 스마트카드 제조공장을 건립했다. 사회 분위기 탓으로 벤처투자가 꽁꽁 얼었던 지난해도 KTBㆍ동원창투 등 국내 굵직한 창투사로부터 40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주변의 관심도 쏟아졌다.
특히 직원들이 2배 이상 늘었지만 주문량 폭주로 지난 연말에는 휴일도 없이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해 직원들이 초주검이 될 정도였다. 덕분에 지난해는 정보통신부 장관상, 대구시 중기대상, 한국기술대전 동상 등 굵직한 상복도 쏟아졌고 직원들은 연말에 특별 상여금이 대폭 지급되는 기쁨도 맛보았다.
대기업에서 IC코리아로 회사를 옮긴 관리부 배준억(36) 차장은 “우리 공장의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을 보면 이직 결정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새해는 모든 직원들과 희망가를 더욱 소리 높여 부를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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