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환율이 불안하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좀더 지켜보자.’ 고유가가 지속되고 연일 원화환율이 급락하고 있지만 금융통화위원회는 아직까지 연간 성장률 5% 달성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판단, 금리인상 기조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소비ㆍ수출ㆍ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건설투자도 약간의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상승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소비재판매는 2월에 1.1%로 주저앉았지만 1~2월을 합칠 경우 5.1%로 소비회복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수출(통관기준) 증가세도 두자릿수를 다시 회복됐다. 건설투자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액도 2월 10.2%로 회복됐다. 이 총재는 “한달 숫자로 경기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며 우리 경제는 성장경로를 계속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대로 진행되는 만큼 한은이 취해왔던 통화정책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록 이달에는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5월이나 6월께는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급락 때문인지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난히 환율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환율하락에 대해 금융당국의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이 총재는 “한은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외환)시장 안정이지 가격을 특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시장은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돼야 하고 한은은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도울 뿐”이라고 답했다. 한은의 환율 예측이 빗나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한은이 말한 것은 계절적인 특성(3~4월 배당금 송금)에 관한 것인데 이것이 문제가 있었다”며 “환율을 예측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환율이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급락 현상에 대해 “시장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원ㆍ달러 환율은 한때 950원선마저 무너지며 브레이크 없는 하강세가 이어졌다. 원ㆍ엔 환율도 8년4개월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떨어져 수출 기업들이 채산성 악화현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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