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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돌입] 벼르는 주주에 재계 '비상'
입력2001-02-14 00:00:00
수정
2001.02.14 00:00:00
권홍우 기자
[주총 돌입] 벼르는 주주에 재계 '비상'
15일 부산에 있는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말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올 상장ㆍ등록기업들의 주총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지만 주가는 형편 없이 낮은 수준인데다 분식회계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은 사외이사의 선임을 통한 경영참여를 요구할 태세이고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도 투명경영과 고율배당을 촉구하고 나설 움직임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해 상장ㆍ등록법인들은 같은 날 주총을 일사천리로 마무리하기 위해 '길일'을 택하느라 눈치를 살피고 있다. 길일은 16일, 이날에만 21개 상장사의 주총이 열린다.
◇상장사 '사외이사'로 골머리
기업들이 가장 성가시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증권거래법 개정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상장사들은 전체 이사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충원해야 한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77개. 이들 회사의 전체이사 846명 중 사외이사는 48.8%에 이른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가 활성화된 금융회사들을 제외하면 사외이사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21명의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는 29%인 6명에 불과하다. 현대ㆍLGㆍSK그룹 등 대부분 기업의 사외이사도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면 20~40%선에 머물고 있다. 기업들은 사외이사 선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임원수를 줄이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사외이사를 통한 경영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 주주들의 지분 1.19%를 모아 세종대학교의 전성철 세계경영대학원장을 주주대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는 주주제안을 내놓고 있다. 김은영 참여연대 부장은 "현대중공업ㆍSK텔레콤과도 사외이사 추천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관ㆍ외국인도 경영개선 요구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들도 벼르고 있다. 투신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소액투자자들이 맡긴 재산의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기업들에 투명경영과 성과배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들은 ▦상장ㆍ등록사들의 주가관리를 촉구하고 ▦실적이 부진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인을 따질 계획이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약속한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거나 업종 평균 대비 주가하락폭이 큰 경우 경영상 오류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관심사는 배당이다. 외국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는데도 기업들이 경영성과를 주주에게 돌리는 대신 부실 계열사 지원에 돌리고 있다"며 "주총에서 이같은 오류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경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회계 비상
㈜대우와 동아건설 분식결산문제가 불거지면서 회계법인의 회계감사 의견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기업들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대우 회계감사를 맡았던 산동회계법인이 해체되고 난 이후 회계법인들의 회계감사가 까다롭게 진행되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도저히 '적정의견'을 얻어낼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아예 주총일을 연기하고 있다.
S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 의견을 한번 잘못 내놓으면 법인 자체가 문 닫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감사의견을 엄격하게 발표할 수밖에 없다"며 "엄격해진 외부 회계감사는 주식시장은 물론 기업의 경영풍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이규진 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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