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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18禁으로 우회

셧다운제·게임시간 선택제 피하자<br>아키에이지·리프트 등 성인용으로 바꿔 출시<br>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올 상반기 30%로 늘어


게임 업계가 정부의 잇따른 게임 규제를 피해 '18금(禁)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는 최근 만 18세 미만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는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았다. 아키에이지는 올해 3월 3차 비공개 서비스를 진행할 때만 해도 15세 이용가 등급으로 출시됐지만 지난달 열린 재심의에서 이용등급이 한 단계 상향됐다.

CJ E&M 넷마블이 지난 4월 선보인 '리프트'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출시됐다.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이 게임은 앞서 2월에 진행된 심의에서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게임 내 캐릭터의 대화에서 비속어가 등장하는 부분을 지적받아 출시 직전에 등급이 높아졌다.

중소 게임업체들의 게임도 속속 청소년 이용불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의 '혼'은 과도한 선혈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출시 직전에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았고 한빛소프트는 2002년 출시한 온라인 게임 '위드2FC'의 이용등급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변경하기 위해 최근 게임 내용을 수정해 다시 심의를 신청했다.

신작 게임이 잇따라 '성인용'으로 출시되는 것은 정부가 잇따라 강도 높은 게임 규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1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실시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부터 부모가 만 18세 미만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는 '게임시간 선택제'까지 도입했다. 게임 업계는 정부의 게임 규제에 반발하면서도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게임 업계는 자발적으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아 처음부터 성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임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청소년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더라도 매출에 큰 지장이 없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셧다운제와 게임시간 선택제를 준수하려면 청소년의 게임 접속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입법학회는 셧다운제 도입으로 게임 업계가 관련 시스템 구축하는 비용만 31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의 등급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주관한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선정성, 폭력성, 범죄 및 약물, 언어 표현, 사행성 5개 항목을 심의해 해당 게임이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매긴다. 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은 온라인 게임은 지난해 상반기 19.9%에서 29.9%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이용가 게임은 64.1%에서 55.3%로 줄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업체들은 게임 심의 규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게임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으면 정부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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