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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바이러스의 세계

사스(SARS) 한파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급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사스 바이러스는 적어도 확산을 막을 요령 정도는 파악됨으로 해서 이제 위세가 많이 약화되었다. 이 급박한 유생성 질병을 당하면서 새삼 돌아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의 세계다. 생명체의 최소 단위는 세포다. 그 세포 속에는 DNA로 이루어진 핵이 있고 이와 별개로 세포질이며 미토콘드리아들이 들어 있다. DNA들은 다시 수십만개의 유전자들로 이뤄져 DNA복제를 통해 증식해간다. 그런데 바이러스란 것은 세포보다 작은 물질이다. 소수의 RNA 또는 DNA만을 몸통으로 갖고 있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미생물이라고 불릴 수도 없는 미립자 물질에 지나지 않는다. 당연히 스스로 증식활동을 하지 못하는데 대신 다른 생체의 세포에 침투하여 이 세포를 자신의 몸처럼 활용하여 증식활동을 벌인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전염된다.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담배잎 모자이크병을 일으키는 식물 바이러스다. 이 병의 병원균을 찾으려고 연구하던 연구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병원균이 세균 여과기마저 통과해버린다는 사실을 알고 이것은 세균도 아닌 독성 물질이다 하여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실제 단세포 미생물인 세균에게서 기생하는 것도 있다. 이런 미립자가 어떻게 인간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공포의 존재가 될 수 있는데 반해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유전적 정체성이 매우 불안정한 RNA로 이루어졌다는 데 원인이 있다. 사실 세상에는 4,000여종이나 되는 바이러스들이 보고돼 있고 그것들은 각기 특정한 숙주 생물들과 공생하고 있다. 아프리카 원숭이에게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 에볼라는 인간이 전염되는 족족 죽는 바람에 그 스스로 소멸되고 말았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 해도 인간은 알 수 없는 자연계의 신비 앞에서 겸손할 수 밖에 없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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