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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농협 출발부터 '파열음'
입력2000-07-14 00:00:00
수정
2000.07.14 00:00:00
오철수 기자
통합농협 출발부터 '파열음'부실채·출신간 처우놓고 충돌, 출발전부터 갈등
지난 1일 축산업협동조합(축협)과 인삼업협동조합(인삼협)을 통합해 출범한 통합농협(회장 정대근·鄭大根)이 시작부터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옛 농협출신과 축협·인삼협 출신간에 처우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는가 하면, 부실채권의 처리방향을 둘러싸고도 책임공방을 벌이는 등 극심한 감정대립을 보이고 있다. 통합을 앞두고 빚어졌던 감정대립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12일 오후에는 축협출신 노조원 10여명이 통합농협이 인력감축과 직급조정을 하면서 축협출신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며 통합농협의 상임감사와의 면담을 요구, 기존 농협직원들과 험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직원들은 축협출신들의 이같은 행동에 맞서 집기를 바닥에 내팽개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로 치달았으며 청원경찰이 동원돼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기까지 했다. 축협 노조원들은 『지난달 900여명이 명예퇴직한 상태에서 또다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축협직원들을 도태시키려는 저의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축협이 안고 있던 5,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통합농협의 감사를 둘러싸고도 축협측과 농협측은 인신모독에 가까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축협측은 『축협이 엄청난 부실을 안게 된 것은 운용미숙에 따른 것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농협은 자신들의 부실은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축협의 부실만 문제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실이 많았다고 축협직원들을 한정치산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측은 『5,000억원이 넘는 부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를 파악해 빨리 매듭짓자는 것일 뿐 축협직원을 정리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축협이 통합농협의 갈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난했다.
「생계」가 걸려 있는 직원승계와 직급조정문제는 더욱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농협 노조는 지난달 축협노조에 『2급갑(차장급) 이상의 축협 경영자와 노조지도자들은 사퇴하라. 2급을 이하의 기능직도 통합에 적극 반대한 사람은 반드시 찾아내 퇴출시키겠다』는 공문을 보내 양기관간의 통합에 노조가 전면에 나서 「죽느냐, 죽이느냐」의 험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축협은 81년 옛 농협에서 분리돼 확장하는 과정에서 상향조정된 직급을 다시 하향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쉽게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 농협 직원들은 같은 경력인데도 호봉과 직급이 높은 축협과 임산협 고참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상대편은 현재수준을 고집하고 있다.
출범초기부터 심각한 반복과 갈등을 겪고 있는 통합농협의 직원들은 『과거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이 물리적으로 합친 나머지 직원간 편가르기가 심화되고 그에 따라 부실이 더욱 커진 악몽이 통합농협에서 재현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오철수기자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7/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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