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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사문화] 노사화합 기업 경쟁력도 '쑥쑥'

"세계 일류기업도 노사가 화합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유상부 포스코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1901년 설립이후 70년 가까이 세계 최고 철강기업으로 자리매김했던 미국의 US스틸이 오늘날 세계 하위권 기업으로 전락한데는 노조의 무리한 임금요구와 비협조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60년대에 연산 3,150만톤의 생산능력을 자랑하던 US스틸은 무려 20대가 넘는 자가용 비행기를 보유할 만큼 위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던 것이 포스코 등 높은 생산성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후발업체에 밀린 데는 국제 경쟁력을 도외시한 노조의 이기주의가 결정적이었다. 근로자들이 다른 산업에 비해 연금과 퇴직금이 적다며 사측과 줄곧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결국 노후설비 교체도 제때 이뤄지지 못한데다 기술력도 키우지 못하면서 현재 생산능력은 1,280만톤으로 전성기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내 다른 철강업체들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베들레헴 스틸 등 30여개사가 파산위기에 몰리거나 매각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미국은 근로자 1인당 연금ㆍ퇴직금 비용만 월 수백달러 수준"이라며 "이런 부담을 안고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한때 1만명을 초과하던 노조원들이 지난 90년대초 노조간부의 부정행위 사태를 겪으면서 현재 10여명으로 줄었다. 포스코 노무담당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 강화는 직원들의 노력과 생산성 향상에서 유발된다"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철강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이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2002년까지 9년 연속 임ㆍ단협을 사측에 위임하고 있다. 강진호 연합철강 노조위원장은 "철강업계가 미국, 중국 등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경쟁력 강화 및 고용 재창출을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립과 투쟁, 장기파업으로 얼룩진 노사관계에서 열린 경영과 노사신뢰를 바탕으로 신 노사문화 구축에 앞장서 온데 대한 자신감의 표시다. 연합철강은 과거 강성 노조의 대명사였다. 88년에는 무려 290여일 동안 파업을 한 적도 있다. 결국 장기파업의 결과가 파국까지 치닫자 현장에서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다시 살아나며 93년 무분규사업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기업이 살아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회사 역시 노조를 동반자로 존중하며 투명경영에 나서 대표적인 무분규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연합철강은 현재 부채비율이 철강업계 최저수준인 80%에 불과한 철강업계 최저수준을 자랑하며 건실한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매각작업과 정상화 작업을 동시에 진행중인 대우전자도 노사가 합쳐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우전자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무려 40%에 달하는 인력감축에 동참하고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위해 온 힘을 집중하는 노조라는 평가를 해외 언론으로부터 받았다. 아시아위크는 대우전자의 경우가 최근 한국 노조들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변화로 과격하고 투쟁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 경영진과 함께 경영난 극복과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특히 대우전자의 노사협력은 파업을 강행하려는 다른 업체들에 본보기로 작용, 올해 1,500여개 업체가 노사협력안을 채택하는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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