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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R&D로 승부한다] 휴대폰 진화는 계속된다

“휴대폰의 진화는 계속돼야 한다” 첨단 기능과 유행의 변화 속도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내 휴대폰 시장. 올해도 어김없이 150여종의 휴대폰 신모델이 쏟아질 예정이다. MP3 플레이어 기능을 넣은 MP3폰부터 웬만한 디지털 카메라도 울고갈 300만화소 카메라폰, 라디오폰, 위성TV폰, 바이오폰 등 하루가 멀다하고 첨단기능과 디자인의 휴대폰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휴대폰 시장을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술 경연장으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삼성전자ㆍLG전자를 비롯한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쉼없는 연구개발(R&D)이었다. ◇세계 빅5의 원동력은 R&D=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모토롤러-삼성전자-지멘스-LG전자 순이었다. 불과 3~4년 사이에 세계 빅5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오늘은 거대 글로벌 기업들에 뒤지지 않는 끊임없는 R&D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R&D 투자규모는 2002년 전체 매출의 7.3%에서 2003년에는 8.1%로 늘어났다. 올해는 이를 8.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웬만한 대기업의 매출을 웃도는 4조원 이상의 돈을 R&D에 쏟아붓는 것은 오로지 기술력만이 5~10년후 먹거리를 만들어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과감한 R&D 투자로 신기술 선점한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재까지의 통신기술에 관한 한 미국과 유럽 몇몇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가 설 자리는 별로 없었다. 삼성전자가 3세대 표준을 정하는 데 뒤늦게나마 참여해 주도그룹의 지위에 올라선 것 말고는 어쩔 수 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쫓아가는 식이었다. 그러나 4세대부터는 양상이 사뭇 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4세대 통신에 대한 투자에 여념이 없다. 누구를 쫓아가는 게 아니라 가장 최선두에 서서 전세계의 차세대 정보통신 산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내노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도 이제는 삼성전자의 리더십과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다. `내일을 살기 위한` R&D에 집중 투자한 덕분이다. ◇기술인재 확보 전쟁 뜨거워= 지난달 15일 단행된 삼성전자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인력의 중용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전체 임원 승진자 448명 중 무려 34%인 154명이 연구개발을 포함한 기술직이었다. R&D 인력이야말로 기업의 핵심경쟁력을 담보해준다는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삼성전자의 R&D 인력은 전체 임직원의 35%인 2만여명이다. 석ㆍ박사급 인력만 해도 9,000여명이다. 4세대 이동통신에만 집중하는 R&D 인력이 100여명이고 올해는 세계 1위 노키아와 비슷한 수준인 1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구본무 회장이 나서 R&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LG의 미래는 R&D 성패에 달려있다.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도 훌륭한 R&D 성과를 낸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구 회장의 지론이다.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 2조3,000억원을 시설 및 R&D 투자로 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삼성전자, 4세대 이통표준 주도 박차 삼성전자는 매출이나 순이익 등 양적 측면 뿐 아니라 차세대 기술 주도와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특허력 강화 등의 질적 측면에서도 진정한 세계 IT 선도기업의 위상을 굳힌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올해 R&D 투자에 지난해보다 7,000억원 늘어난 4조4,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만 디지털미디어 연구소, 정보통신 연구소,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연구소, 반도체 연구소, SOC 연구소, LCD 연구소 등 모두 6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인도ㆍ미국ㆍ중국에 각 300명, 일본ㆍ영국에 각 100명, 러시아 50명 등 해외 연구소도 9곳이나 설립해 글로벌 R&D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R&D 역학관계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3세대 이동통신 표준활동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삼성전자는 국제표준회의인 3GPP와 3GPP2에 8명을 의장직으로 진출시켜 에릭슨, 노키아 등에 이어 기술표준 상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전자가 무엇보다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4세대 이동통신 표준 활동이다. 미래 경쟁력과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아직 국제표준이 결정되지 않은 4세대 통신을 선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표준연구팀의 주도로 해외연구소까지 참여해 100여명이 넘는 R&D인력을 4세대 통신의 선행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관련특허만도 100여건에 달한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에서의 활발한 발표와 전기통신부문(ITU_T)의 의장직 수행 등을 통해 4세대 통신분야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ㆍ일본과 `CJK 표준협력 기구`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 삼성은 국내 우수대학들과 연계해 중장기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외국 유수대학 및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해 4세대 이동통신 표준의 기술적 발판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럽 4세대 통신 표준화단체인 WWRF의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LG전자, 中에 대규모 R&D센터 설립 LG전자는 지난해 휴대폰 부문 매출이 47.4% 늘어난 5조1,838억원, 수량으로는 72%나 증가한 2,740만대를 판매하는 등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의 위상을 급속히 강화해가고 있다. 올해는 CDMA 뿐 아니라 GSM 시장에서도 보다폰, T모바일, 싱귤러 등 글로벌 메이저 사업자 시장에 본격 진입해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3,60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성장세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올해 채용하는 2,300여명의 신규인력 중 90%를 첨단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R&D 인력으로 채울 예정이다. 특히 휴대폰 등 승부사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홈네트워크, 텔레매틱스, DMD 단말기 등 신규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시설투자(1조1,000억원)와 R&D투자(1조2,000억원)를 지난해보다 21% 가량 크게 늘리기로 했다. LG전자는 CDMA단말연구소, UMTS단말연구소, 시스템연구소 등 국내에 연구소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멕시코, 브라질, 중국, 베트남, 인도 등 10여곳에 지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을 기존 생산기지에서 연구개발과 독자 마케팅 능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기 위해 베이징에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 중국내 R&D 인력을 내년까지 2,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칭화대와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차이나 MBA` 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베이징대 등 중국 19개 명문대학을 대상으로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호주 GSM 시장을 비롯해 노키아, 에릭슨 등이 장악하고 있는 북유럽 시장에서도 강화된 R&D 역량을 바탕으로 앞선 기술의 2.5세대 고급 GMS 휴대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미래 핵심산업에 대한 R&D를 축소하지 않았던 LG측은 “올해 전자ㆍ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팬택계열, `세계 톱10` 진입 원년으로 팬택ㆍ팬택앤큐리텔 등 팬택 계열은 지난해 매출 2조1,000억원, 수출 1,200만대의 실적을 이뤄내며 국내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졌다. 올해는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 속의 팬택` 브랜드를 알려 세계 톱10에 진입하고 향후 수년내에는 빅5에 진입하기 위한 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팬택이 짧은 시간에 국내 메이저급 휴대폰 업체로 떠오른 비결은 R&D에 역량을 집중해 개성있는 첨단 신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한 데 있었다. 이성규 팬택 사장은 “지난 3년간 R&D 부문에 집중 투자해 휴대폰 개발주기를 크게 단축했다”며 “앞으로 경쟁사의 절반수준인 7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팬택계열이 올해 기술 개발비로 책정한 비용은 시설투자 824억원, R&D 투자 2,174억원을 합해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 3,000억원 정도다. 지난해 팬택&큐리텔의 증시 상장으로 마련된 자금을 미래 성장동력인 R&D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팬택의 경우 R&D 인력을 지난해(430명)보다 200명 정도 보강해 610명 선으로 늘리고 올해 40개의 모델을 추가 출시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180만대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연산 300만대 규모의 중국 다롄시 첨단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한편 현지의 전문 기술인력을 대거 양성하는 등 R&D 투자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도 팬택과 국내 생산공장을 통합한 데 이어 연구소ㆍ생산부문ㆍ협력업체 등과 실시간으로 제품개발 정보를 공유하는 협업시스템과 3D 설계 체계를 완비해 제품 개발기간을 20~30% 정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팬택앤큐리텔은 또 지난해 삼성전자ㆍLG전자에 이어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Motion Picture Experts Group 4)` 관련 핵심특허 2건을 승인받아 연간 수백만달러 규모의 로열티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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