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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여수세계박람회 행사장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타워(Sky Tower). 이 곳에 올라 행사장을 한 눈에 살펴본 뒤 내려오면 특별한 물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산업용 플랜트설비업체 웰크론한텍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에 걸쳐 제작한 해수담수화설비로 만든 음용수다.
아이 두 명과 함께 수원에서 이 곳을 찾은 관람객 박정욱(32) 씨는 “일반 생수와 전혀 물 맛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며 “설명을 듣지 않았으면 바닷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비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윤식 담수화사업부 과장은 “여수 앞바다에서 끌어올린 해수의 소금기를 걸러 매일 마실 물 12톤을 생산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4,500명이 스카이타워를 찾아 물을 마신다”고 전했다.
이 설비는 물 속에 녹아 있는 이온까지 거르는 고성능 멤브레인 필터를 통해 역삼투압방식으로 담수(淡水)를 추출한다. 또한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대부분 제거된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네랄 후처리 시스템(Re-mineralization System)도 갖추고 있다. 미네랄 후처리 시스템은 웰크론한텍이 식품제약설비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필터를 통과한 담수에 미네랄 등을 재첨가해 고품질의 물을 만드는 원리다.
해수담수화설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마실 물과 생활용수를 마련하기 어려웠던 외딴 섬의 주민들도 손쉽게 물을 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여수엑스포를 통해 선보인 역삼투압방식 설비는 염지하수(해수와 담수가 혼합된 지하수)가 아닌 바닷물을 직접 끌어와 마실 물을 만들 수 있어 물부족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오는 8월께 제주 추자도에서 완공될 역삼투압방식 해수담수설비는 그 시작점이다. 하루 1,500톤의 담수를 만드는 이 설비는 우도(하루 1,300톤, 염지하수 방식)의 담수화설비를 뛰어 넘는 국내 최대 규모로 주민 3,000여명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용성 부장은 “생수 1ℓ를 1,000원으로 계산한다면 하루 15억원어치의 물을 생산하는 셈”이라며 “설비가격이 40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웰크론한텍은 해수담수화설비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무인도를 제외한 전국 482개 섬 중 해수담수설비가 설치된 곳은 20%. 그나마도 염지하수를 담수화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처리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회사관계자는 “여수엑스포를 통해 차별화된 해수담수화 기술을 전세계인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며 “향후 국내 도서지역에 대한 해수담수설비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나아가 물부족 국가가 밀집한 중동, 중앙아시아, 호주 증 해외 해수담수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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