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업체와 협력기간 연장 동맹체제 강화속 중동·유럽 직항로 개설등 신시장 개척 적극나서
지난 5월 해운업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충격파가 터져나왔다.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시랜드가 3위 업체인 네들로이드를 인수한 것이다. 해운업계의 빅뱅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올 한해 해운업계에는 공룡기업들의 인수ㆍ합병(M&A)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다퉈‘덩치 키우기’경쟁에 나선 것이다.
국내 선사들도 이에 맞서 해외 유명선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9월 미국계 APL 및 일본 MOL과의 제휴관계를 10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제휴 기간의 만기가 남아있었지만 동맹체간 결속 강화를 통해 머스크시랜드 등의 덩치 키우기에 맞불을 놓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TNWA가 경쟁 동맹체인 그랜드얼라이언스와 내년부터 주요 항로에 대한 신규 공동운항에 합의한 것도 현대상선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들이 손을 잡을 경우 시장 점유율은 28.6%에 달해 22.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머스크시랜드를 뛰어넘는 강력한 견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TNWA와 그랜드얼라이언스의 협력은 최신의 초대형 선박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동맹체의 탄생을 의미한다”며 “내년부터 2년간 두 제휴그룹의 선사들이 신규 컨테이너선들을 잇따라 추가로 확보하게 되므로 동맹체간 협력의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기업들은 규모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점차 거대해지는 글로벌 동맹체들의 제휴관계속에서 강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여타 선사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시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상선의 경우 중동 및 서남아 지역을 새로운 활로로 뚫고 있다. 특히 중동에선 이미 지난 98년 세계 최대의 단위 컨테이너 부두인 두바이 제베 알리 터미널에 첫 사무실을 열어 한국~중동간 직항로를 개설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최근 초대형유조선(VLCC)를 비롯해 유조선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중동을 중심으로한 노선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역시 중동과 유럽 등의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3자 물류사업에도 뛰어들어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해운업계에서 승부의 관건은 경쟁사보다 큰 규모를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선사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독보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다”며 “신시장 개척과 3자 물류 사업은 이를 위한 복안”이라고 말했다.
STX팬오션도 내년에 인도 법인을 설립하는 등 년까지 중국의 상해 본부, 동서남아의 싱가포르 본부, 유럽의 런던 본부, 미주의 뉴욕 본부 체계를 갖춰 전세계에 11개 법인, 5개 지점, 22사무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해운업계에는 동맹체간 질서재편과 규모의 싸움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국내 선사들은 이같은 흐름에 대비해 이미 확고한 텃밭 시장을 일궈놓은 만큼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대박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신항 운영권 확보하자" 현대상선 정보파악 분주
'민자신항 항만운영권 확보에 올인한다'
수익다각화와 투자강화에 나서고 있는 현대상선이 최근 민자로 개발된 신항만의 항만운영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2년 2002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800억원을 받고 자사의 모든 항만운영권을 팔았으나 최근 다시 운영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은 광양항 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건설사업에 허치슨 인터내셔날 포트홀딩스(HPH), 한진해운과 합작해 2억 달러를 투자, 운영권을 확보했다. 또 올 연말 들어서는 부산신항 2단계 지구의 항만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개장될 예정인 부산신항 2단계 지구의 운영권은 내년초 입찰공고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경쟁사들의 동향과 입찰정보를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항만운영권을 확보하면 물동량을 유치하는 데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며 "부산신항 2단계 지구 운영권 확보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부산신항 2단계 지구 운영권을 따낼 경우 이 같은 영업력 강화 이외에도 추가로 감세 프리미엄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사들은 올해부터 운항한 선박의 톤수를 기준으로 이익을 추정 산출해 세금을 내는 톤세 제도를 적용받게 됐기 때문. 따라서 지난해 1,929억원의 법인세를 냈던 현대상선은 내년에는 80~90%대의 감세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