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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판도 어떻게 바뀌나(IMF시대 증권산업)

◎백화점식 영업포기/수수료 본격 인하 경쟁/유동성 큰 기관만 생존/외국인 업무영역 커질듯/「빈익빈 부익부」도 심화증권업계는 고려증권의 부도를 대 지각변동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너나없이 종합증권사를 지향해온 업계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금융시장개방으로 외국증권사가 직접 들어오게 돼 증권업계의 경쟁은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존차원에서 업무영역이 다른 증권사와 투신간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증권사들 간의 이합집산도 예상되는 등 증권업계의 판도자체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동성이 큰 증권사만이 살아남는다 금융업계의 자금비상이 걸린 올 연말까지 유동성이 큰 증권사만 살아남을 것이다. 당장은 적자가 문제되지 않는다. 매일 처리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상환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1차적 과제다. 그룹계열 증권사의 경우 증권업진출이 재벌의 사업확장 차원에서 전개됐기 때문에 모그룹과 운명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가 부도위기에 몰린다면 자금줄 역할을 담당했던 증권사도 살아남기 힘들다. 비재벌 증권사의 경우 무리하게 사업확장정책을 펼쳤던 대형증권사의 앞길이 불투명하다.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자금을 끌어쓸 든든한 배경(계열사)이 없다면 쉽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된다 고객들이 달라지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증권사 영업점을 찾아가 감사보고서를 요구하고 재무내용을 확인한 후에야 돈을 맡길 정도다. 고려증권부도 이후 투자자들은 증권사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리고 있다.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증권사에는 고객들이 모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는 기존 계좌들이 급속히 빠져나갈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 금융기관의 부도위기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분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래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내부유보가 많은 중소형 증권사나 재벌소속 대형증권사는 이번 유동성 위기를 비켜갈 수 있으나 내년부터 또 다른 경쟁이 직면해 있다. ◇증권사간 경쟁이 본격화된다 내년부터는 증권사간 경쟁이 본격화된다. 증권사간 경쟁을 촉진시킬 중요한 요소는 위탁매매수수료 상한선의 폐지. 지난 9월 위탁매매수수료 상한이 사라졌으나 지금까지는 증권사간 담합이 지켜져 똑같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위탁매매 전문증권사가 출현하고 수수료 차별화가 시작되면 채산성 없는 증권사가 문을 닫게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98년말 외국증권사가 합작증권사를 세우거나 현지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외국증권사는 그동안 위탁영업만을 부분적으로 영위했으나 인수나 딜링업무까지 영역이 확대된다. 외국증권사는 M&A나 국제금융면에서 우리보다 앞선 영업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나 필리핀 등 우리나라보다 먼저 증권업을 외국인에게 개방한 나라의 경우 이 부문의 영업은 외국증권사에 잠식당해 있다. 지금처럼 모든 증권사가 위탁매매영업, 인수업무, 자기매매 등을 망라한 백화점식 영업을 할 수 없다. 국제외환업무나 중장기대출까지 포괄하는 투자은행 형태로 나가거나 자신없는 업무를 포기하고 한 부문에만 특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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