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호주 국적자가 국내에 세운 A유한회사는 지난달 초 이란 수입업자가 현지 연안 유전시설에 사용될 강관을 구입해달라며 착수금으로 보낸 101억원을 받지 못해 수출에 실패했다. 자금을 받은 우리은행이 A에서 수출에 필요한 완벽한 서류를 해오기 전에는 돈을 내줄 수 없다며 지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요구한 서류를 기한 내 마련하지 못한 A사는 결국 지난달 말 이란으로 돈을 되돌려보내야 했다.
은행들이 대이란 수출입거래 때 전보다 더 까다롭게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최근 검찰이 이란 은행 위장거래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몸 사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결제 계좌에서 1조원대의 위장거래가 이뤄진 점을 포착, 관련업체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란 수출입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계좌를 가진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현재 사전송금 방식으로 기존 수출입 기록이 많고 신용이 높은 업체에만 선별적으로 돈을 내주고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 업체는 이란에서 수입대금이 들어와도 이를 일정 기간 보관만 하다 되돌려보낸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이와 관련, 준비기간에 비해 요구되는 서류가 너무 많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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