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수명이 20년 만에 무려 10년 가량 증가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이 80.8세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수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생명표 작성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의 평균수명은 각각 73.9세와 80.8세, 남녀 전체의 평균수명은 77.46세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2년에 비해 남자는 0.49년, 여자는 0.38년 늘어난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OECD 가입 30개국의 평균인 남 74.9세, 여 80.7세보다 남성은 1년이 적지만 여성은 0.1년이 더 높은 수준이다. 여성의 평균수명이 OECD 평균보다 높은 것은 80년 관련조사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속도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수명은 71년 59세에서 2003년 73.9세로 늘어나 무려 2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30개국 가운데 우리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나라는 터키(27.7%)가 유일하지만 터키는 평균수명이 불과 66.4세에 그쳐 실질적인 고령인구는 많지 않다. 반면 이웃 일본의 경우는 평균수명 증가율이 13.1%에 그쳤고 미국(11%)과 독일(12.4%), 영국(10.9%)도 10%대에 머물렀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 수준이 높아진데다 국민들의 영양상태도 좋아지고 여성의 경우 사회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수명이 더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보험사들의 경험생명표 조정에 따른 생명보험료 등의 인상ㆍ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망보험의 경우 수명이 늘면 동일한 보험금을 놓고 가입자의 보험료 납부기한이 늘어나게 돼 보험료 인하요인이 발생한다. 반면 연금보험은 수명이 늘면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금액도 늘어나는 만큼 가입자의 보험료 납부액도 일정 부분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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