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회장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다. 정주영 회장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나 상황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았다. "안 된다" "어렵다"는 말을 누구보다 싫어했던 그는 "하면 된다"는 신화를 수차례 써내려갔다.
조선소를 건설할 허허벌판 땅 사진 하나와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갖고 조선사업을 시작한 일이나 주베일을 비롯한 중동 건설시장에서의 성공, 독자 자동차산업을 일궈낸 것은 '캔두이즘(candoism)'을 몸소 보여준 사례다.
정주영 회장에게서는 '창조경영'의 실마리도 배울 수 있다. 폐유조선으로 조수를 막아 물막이공사를 한 '정주영 공법'은 세계가 놀란 사건이었다. 지난 1952년 12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부산 유엔군 묘지를 찾았을 때 미군 측이 묘지를 잔디로 꾸며달라고 하자 보리밭에서 새파랗게 자란 보리를 옮겨 묘지를 녹색으로 만들기도 했다. 엄동설한에 잔디를 찾을 수 없자 보리를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의 골프 에피소드도 있다. 두 사람이 골프 약속을 한 날 눈이 너무 많이 왔다. 신 회장은 "골프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눈이 와서 그렇지 골프 치기에는 좋은 날씨"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간 골프공을 꺼냈다. 어쩌면 지금의 컬러 골프공의 원조였던 셈이다.
인재 등용에는 가리는 게 없었다. 능력만 있다면 나이나 출신·학벌에 상관없이 높이 썼다. 실제 현대그룹의 파격적인 인사는 유명했다.
현대건설 사장을 맡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정주영 회장의 인사 방식을 이렇게 회고했다.
"경력이나 나이를 뛰어넘어 능력을 보고 자리를 마련해주는 진취적인 생각은 기업인 정주영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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