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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보조지표를 내놓은 이유는 그동안 실업률 등 고용 현실을 나타내는 지표가 체감고용시장과는 동떨어져 있었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구조상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하지만 구직활동은 하지 않는 잠재적 구직자가 상당히 많은 국가에 속한다.
대학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준비에 매달리는 청년들이나 정리해고를 당한 뒤 낙담해 쉬는 구직단념자가 단순히 조사기간(지난 4주)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왔다.
또 일을 희망하지만 출산·육아 등의 원인으로 경력이 단절돼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모두 비경제활동인구에 잡힌다.
반면 시간제 알바생이나 임시·일용직 등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사람들(불완전 취업자)은 온전한 취업자로 분류, 통계와 체감현실 간 미스매치가 상당했다.
이에 따라 체감 실업률은 7~10%대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3% 초반대에 머물러 학계와 기업·예비취업자 모두 정부 통계를 불신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번에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0)의 권고를 세계 최초로 받아들여 취업욕구가 있는 사람을 대폭 '신(新) 실업률' 통계에 편입했다.
기존 실업률이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로 나눈 것을 나타냈다면 고용보조지표는 실업자 외에 취업자(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포괄했다.
특히 취업준비생이나 주부 등 취업을 원하지만 취업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노동력을 '잠재경제활동인구'라는 개념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사실상의 실업자로 분류됐지만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 있었던 실망실업자·구직포기자·가정주부 등을 따로 떼어 분류했다. 이 같은 분류를 통해 생겨난 잠재적경제활동인구가 무려 170만4,000명이다.
실업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경제활동인구가 170만명이나 늘어나다 보니 실질 실업률이 3.2%에서 10.1%로 무려 3배나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0%대에 육박하는 체감실업률을 바탕으로 보다 정교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동원 고려대 노동대학원 학장은 "이번에 나온 고용보조지표는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통계와 체감실업률 사이의 간극을 확인시켜준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통계인 3.2%의 실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중상위권에다 완전 고용률에 가깝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업률과 고용률을 제대로 공표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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