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7일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날 SK 주가는 약세장 속에서도 2.23% 상승하며 지난 20일 이후 지속된 강세행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물량 감소에 따른 주가 상승효과와 경영권 안정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가 측면에서는 견조한 실적호조세에 힘입은 ‘펀더멘털’ 모멘텀에다 ‘수급’상 호재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 전격발표=이날 오전 SK는 공시를 통해 이달 말일부터 내년 1월30일까지 자사주 1,300만주(10.1%)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금액은 전날 종가기준으로 8,632억원에 달한다. 당초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성사되면 SK의 자사주는 올해 초 매입한 900만주와 신탁계약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한 94만3,400주 등 총 994만3,400주(7.73%)에서 2,294만3,400주(17.83%)로 증가하게 된다. 또 SK의 최대주주인 SK C&C 및 특수관계인 지분 12.11%(보통주 기준)에 자사주를 포함할 경우 SK 우호지분은 현재 19.84%에서 29.94%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SK는 이와 함께 총 174개 주유소 및 충전소의 토지ㆍ건물ㆍ부속물 일체를 4,700억원에 매각하고 용현동 물류센터 부지 10만7,397평도 1,936억원에 처분한다고 밝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따른 자금조달 우려감도 불식시켰다. ◇경영권 안정, 주가상승 효과 기대=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SK는 주가상승과 경영권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1%를 묶어둠으로서 유통물량을 줄여 주가 상승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차홍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으로 수급이 안정되고 인천 용현동 부지 등 비주력 자산을 매각함에 따라 기업가치 증대가 기대된다”면서 “이번 결정은 SK의 주가를 한단계 상승시키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 측은 자사주 매입 목적을 주주가치 증진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경영권 방어 목적도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자사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 등 제3자에 매각하면 다시 의결권이 부활해 위기상황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SK의 영업이익이 매년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번 자사주 매입과 함께 주가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백관종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화경기가 하락하고 있고 정제마진 역시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SK는 다각화된 수익구조와 석유개발 부문의 빠른 실적 개선으로 인해 2008년까지 연평균 9.9%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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