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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10억' 증가속도 줄고 투자 성향은 공격적으로 변해

저성장·저금리가 바꾼 '2015 한국 부자보고서'

고수익 추구… 해외 직접투자 관심도 늘어


장기화되는 저성장과 저금리가 우리나라 금융부자 증가 속도까지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금리 시대의 재테크를 위해 부자들의 투자성향도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은 18만2,000여명으로 전년보다 8.7%(1만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증가율인 13.7%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저금리와 주식시장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총규모는 403조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1,485조원의 3분의1 수준에 달했다.

부자들은 금융자산의 절반가량을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는 현금 및 예적금에 투자하며 자산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중 현금 및 예적금 비율은 47.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주식(16%), 펀드(14.5%), 보험(14.4%) 순이었다. 단 부자들 중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현금 및 예적금 비중을 줄이고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 등의 투자 비중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 수익률은 주식이 4.08%로 1위를 차지해 유일하게 4%대를 기록했으며 신탁 및 ELS(3.82%), 펀드(3.80%), 보험(3.53%), 예적금(2.4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저금리시대의 재산증식을 위해 부자들의 투자성향이 다소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흐름도 감지됐다. 실제 안정형 투자성향을 가진 부자의 비율은 2013년 14%에서 지난해 8.5%로 줄어든 반면 공격투자형과 안정형의 중간에 위치한 '위험중립형'의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16%포인트 늘어난 36.3%를 차지했다. 또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해외 직접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부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해외 직접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의 비율은 전년보다 5%포인트 증가한 32.3%를 기록했다. 이들은 중국 선호도가 56.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인도(11.6%), 베트남(9.3%), 캐나다(6.2%), 뉴질랜드(5.4%) 순이었다. 인도와 베트남의 경우 높은 경제성장률이,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국내 이주자가 많은 점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연구소 측은 "이 같은 변화는 저금리가 고착되는 상황에서 원금손실이 없는 안전한 투자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라며 "단 경기 변동성이 커 과도한 투자위험을 질 수 없는 상황에서 '중위험중수익'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1년간의 투자처와 관련해 '투자용 부동산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고 향후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처 또한 국내 부동산이 24.3%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부동산 전망에 대해서도 39.8%가 '조금 좋아질 것'이라고 답해 '조금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11.8%를 크게 웃돌았다.

거주지역을 보면 역시 '서울 부자'가 많았다. 부자들의 45.2%는 서울에 거주하며 경기(19.8%)와 부산(7.1%)에도 비교적 부자가 많았다. 서울 부자의 37%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살고 있으며 이어 양천·영등포·동작 순이었다. 인구 대비 부자 수 비율도 서울이 0.81%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부산(0.37%), 대구(0.35%), 경기(0.29%) 순이었다. 부자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696만원으로 우리 국민 평균인 218만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노후준비 방법으로는 부동산 활용 비중이 89.3%에 달해 부동산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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