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보고서는 총 2만3,355건으로 전년 대비 9.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증권사들이 발표한 보고서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든 2만5,709건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근 1년 새 증권사 보고서가 크게 줄어든 데는 무엇보다 극심한 증시 침체의 여파로 증권사마다 대규모 감원에 나선 영향이 컸다.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보고서의 총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의 팀장급 연구원은 "감원 여파로 증권사마다 연구원들이 줄면서 과거에 비해 보고서 작성 환경이 열악해졌다"며 "특히 기존 두 명이 맡던 섹터를 혼자 담당하면서 면밀한 분석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5일 현재 국내 64개 증권사(한국지점 포함)에 소속돼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는 1,160명으로 지난해 1월 초에 비해 12.2% 감소했다. 현대증권(003450)이 지난해 1월 68명에서 올해 현재 45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20명이나 줄어들었다. 이 밖에 유안타(-14명)·NH농협(-12명)·삼성(-11명)·신한금융투자(-10명)·한화투자(-10명) 등 다른 증권사들도 적지 않은 숫자의 애널리스트들이 짐을 쌌다. 아울러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한 시장 상황도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 작성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불황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연봉은 삭감된 반면, 업무량은 늘면서 증권사 보고서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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