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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옐런의 경고와 그린스펀의 교훈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해외주식파트장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주와 바이오주에 대해 거품이 있다고 경고했고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생명공학 애널리스트는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반박하는 공개편지를 보내고 언론과 인터뷰도 했다. 편지 내용의 핵심은 "바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중간치와 비슷하며 고점 대비 대략 80% 아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인데 자신이 틀린 것이 있다면 말하라고까지 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나스닥지수가 4,000선에 육박하자 마켓워치에서는 '5가지 비이성적 과열의 징후'라는 칼럼자료로 시장의 과도한 상승을 경고했다.

시장이 별다른 조정 없이 랠리를 지속하면 당연히 쉬어야 한다는 논리가 부각되기 마련이다. 필자는 옐런의 경고를 보면서 18년 전의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떠올랐다.

그린스펀은 미국증시가 활황을 보이던 1996년 말 그 유명한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표현으로 나스닥증시의 거품을 경고했다. 그린스펀의 경고 당시 나스닥지수는 1200선대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1990년대 초 400선에서 3배 정도 상승한 상황이었다.



그린스펀의 경고가 있던 후부터 2000년 초까지 나스닥지수는 랠리를 이어가며 5,000선을 오르기도 했다. 그린스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3년여 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그리고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등 중간중간에 대형 악재들이 다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은 정보기술(IT) 버블까지 랠리를 이어간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현재 우리가 시장을 접근하는 데 있어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연준 의장이 똑똑하지만 그 역시 인간이고 주가를 맞히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연준 의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데 이번 옐런 의장의 경고는 주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정책변화 명분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과열이 버블로 연결되고 버블은 터져야 확인되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는 길다는 것이다.

"시장의 어느 지점이 버블이고 그 버블이 언제 터질 것이다"고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는 최소한 다음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하나는 어느 시장을 막론하고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의 공통적인 현상은 버블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긴축정책(금리인상)이 최소한 1년 이상 이어졌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가 더 중요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직 긴축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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