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ㆍ재생에너지의 국내 발전사업 참여에 제약을 받고 있는 한국전력(사장 한준호·사진)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아울러 신ㆍ재생에너지 관련 각종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 신ㆍ재생에너지 R&D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1일 중국 간쑤(甘肅)성 위먼(玉門)시에서 위먼 풍력발전소 착공식을 하고 중국 풍력발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한전은 세계 최대 풍력발전 시장인 중국에 진출한 첫 외국 발전사업자가 됐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교토의정서 상 국외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진출하게 됐다. CDM 사업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분을 자국의 감축실적에 반영하거나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국 최대 발전회사인 다탕(大唐)집단공사와 합자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번 풍력발전 사업 은 총사업비가 5,750만달러 규모다. 한전은 자본금 1,920만달러 중 40%인 768만 달러를 출자하며 나머지 자본금은 다탕사가 투입할 예정이다. 또 사업비 중 부족한 3,830만달러는 중국 현지은행으로부터 차입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전은 건설기간 1년을 포함해 앞으로 21년 동안 2대주주로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참여하게 되며 운영기간 동안 매년 12% 이상의 투자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또 위먼 풍력발전소 투자로 CDM 사업에서 연간 30만달러, 사업기간 총 600만달러의 수입도 추가로 기대된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분 11만톤이 한전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발전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한전은 또 R&D투자에 집중하며 신ㆍ재생에너지 보급 기반을 탄탄히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한전은 산하 전력연구원을 필두로 신ㆍ재생에너지 연구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향후 3년 동안 732억원을 R&D에 투자할 방침이다. 분야별로는 연료전지에 가장 많은 508억원, 수소에너지 110억원, 태양광 51억원, 기타(해양소수력, 가스화복합발전)에 63억원이 책정됐다. 한전은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에도 5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신ㆍ재생에너지 공급장치 및 관련부품을 개발하는 중소업체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신ㆍ재생에너지의 직거래를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재원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전력공급이 쉽지 않은 도서지역의 일조량, 풍황 등을 조사해 결과에 따라 신ㆍ재생에너지 설치후보지로 선정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한준호 한전 사장은 최근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발전사가 CDM사업에 적극 나서야 하고 기후변화협약 등을 고려해 석탄발전소를 궁극적으로 줄여나가려고 한다”며 신ㆍ재생에너지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자가용설비에 대한 투자는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44억원을 투입해 10개 판매소 및 3개 변전소에 태양광설비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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