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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구조물 '건강 진단'시스템 나왔다

건물이나 비행기가 「아픔」을 느낄 수 있을까.물론 생물이 아닌 바에야 통증을 느낄 리 없다. 그러나 『건물이나 비행기도 분명히 아픔을 느낄 것』이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그리고 그를 따르는 항공우주공학과 스마트구조 및 복합재료 연구실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洪교수는 『대형 건물이나 비행기가 설사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를 만들고 이용하는 사람이 그 아픔을 대신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洪교수는 그것을 「사랑」과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건물과 비행기에 대한 사랑과 책임을 다할 때만 그것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온 국민의 간담을 서늘케 한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를 지켜본 洪교수 또한 마음이 착잡했다. 그러나 洪교수는 남다른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처럼 부실시공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사랑과 책임의 결핍」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본 것이다. 어차피 건물이 세워진 바에야 더 이상 부실시공만을 탓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때부터는 돌보는 게 더 중요하다. 洪교수는 이같은 지론으로 마침내 큰 일을 해냈다. 최근 대형구조물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정밀하게 진단하고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 이런 시스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洪교수의 개발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시스템에 세계 최초로 광(光)섬유를 이용했다는 점 때문. 따라서 안전 진단과 처리가 빠르고 정밀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게 강점이다. 대형 구조물에 대해 끊임없이 「애정」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어서 그럴까. 이 시스템의 구성과 기능을 보면 사람과 비슷하다. 이 시스템은 우선 사람의 감각기관에 해당되는 「감지계」가 있다. 감지계는 구조물의 외피나 내부에 설치돼 구조물의 변형 상태를 감시한다. 특히 洪교수가 개발한 시스템은 광섬유 센서를 채택해 감지기능이 종전보다 10배 높다. 사람의 머리에 해당되는 「두뇌계」도 있다. 이는 감지계가 보내온 정보를 분석해 구조물의 안전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다. 팔다리와 같은 「작동계」도 중요하다. 작동계는 두뇌계가 판단한 평가를 외부에 모니터하거나 적적할 대응방법을 알려주는 일을 맡는다. 洪교수의 전공 분야는 원래 항공우주공학. 비행기나 인공위성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주요 임무다. 특히 최근 들어 항공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그 또한 스스로 연구에 대한 책임감이 커짐을 느낀다. 洪교수는 그러나 『이 시스템의 경우 항공기는 물론 원자력 발전소, 교량, 대형 건물, 종합운동장, 댐 등 대형 구조물에도 응용할 수 있다』며 『원격으로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아닌 구조물에까지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洪교수와 그의 학생들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과학자」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 洪昌善 교수가 스테인레스 모의 교량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대형 구조물 실시간 안전 진단 및 경고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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