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와인 시장이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던 2008년 이후 '제2의 르네상스'시대를 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 한-EU FTA(자유무역협정) 효과로 인해 와인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데다 다양한 지역 와인이 두루 수입되면서 와인 마니아층을 탄탄하게 확보해 다시 한번 부흥기가 예고되고 있는 것.
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와인수입액은 4,1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2%나 늘어나면서 역대 분기별 수입액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 1ㆍ4분기의 4,650만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국내 와인 시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8년 당시 연간 수입액인 1억6,651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입량 기준으로는 올 1ㆍ4분기에 이미 분기별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올 1분기에 829만kg이 수입돼 그간 사상 최대 기록인 2007년 1분기(813만kg) 물량을 훌쩍 넘어섰다. 가격 거품이 극심했던 2008년 전후를 감안하면 수입량만으로 이미 올 1분기에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분기 국가별 와인 수입액은 프랑스가 1,35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6% 늘면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어 칠레가 28.4% 늘어난 894만 달러로 2위를 유지했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각각 24%와 46.4% 늘어난 620만 달러, 349만 달러로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 들어 와인 수입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지역은 미국이다. 올 1분기 동안 미국 와인은 전년보다 57.7%나 늘어난 521만 달러가 수입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와인 시장이 다시 부활하는 이유로 업계는 한-미 FTA와 한-EU FTA로 인해 다양한 국가에서수입물량이 늘어나고 관세 철폐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폼생폼사' 고객층 대신 실제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들이 확고한 소비층으로 자리잡아 대중화가 이뤄진 것도 와인 열풍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술에 취하기보다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음주 소비 문화가 저도주로 옮아간 것도 와인에 대한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신동와인의 경우 올 1ㆍ4분기 독점 수입하는 10개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패블레'는 전년보다 무려 1,443%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와인 시장의 회복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동와인 관계자는 "와인업체들이 소비자 및 소믈리에를 대상으로 하는 테이스팅 및 와인디너 등 다양한 행사를 2008년 수준으로 기획하고 있다"면서 "2008년과 같은 전성기를 구가하기 위해 업체마다 전력투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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