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외 현지법인 대표 긴급분석(외국인 매도 왜 늘어나나)
입력1997-10-21 00:00:00
수정
1997.10.21 00:00:00
◎“한국 경제구조에 문제” 회의 확산/비과세 호재불구 일 투자자들 냉담/투자비중 낮은 미 펀드 관망세 유지/잇단부도·정치상황 불안 투자발목/“1년간 현상황 유지” 극한 전망도그동안 국내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부도 파문에 따른 금융시장과 환율시장 불안감으로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홍콩, 일본 등에 진출해 있는 증권, 투신사의 해외현지법인장들을 통해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매도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편집자주>
▲김종태 대우증권동경지점장=세금문제가 해결돼 다행이지만 이미 시기가 문제였을 뿐 비과세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투자가들은 한국주식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첫째,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부도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볼 리 만무하다. 둘째, 일본 국내사정도 문제다. 일본 증시도 최근 하락하고 있다. 일본 증시가 활황세가 되어야 해외투자여력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기관투자가의 경우 동남아 환율불안으로 아시아투자에서 큰 손실을 봤다. 아시아투자의 비중자체를 줄이는 분위기다. 해외투자를 하려해도 아시아보다는 유럽, 미국 등 활황세를 보이는 시장쪽에 관심이 많다.
사실 주가가 7백포인트대를 기록할 때부터 한국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투자가의 한국투자유치를 권유해 왔다. 그런데 이제 6백포인트도 깨지고 5백포인트 돌파예상도 난무하는 상황에서 낙폭과대를 재료로 한 권유도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김윤환 LG증권동경지점차장=하루에 대기업 한개꼴로 부도가 발생하는 최근 한국경제상황을 보면서 일본 투자가들이 한국증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서는 비과세를 계기로한 일본 투자가들의 한국투자를 기대하지만 일본 현지분위기는 지극히 냉담하다. 한국투자를 위한 준비도 별로 없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증권사 영업직원들이 기관투자가에 비과세조치를 설명하려해도 별로 호응이 없다. 일본 연금·기금 등의 경우 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의 월드인덱스에 포함돼 있는 국가의 종목만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지수는 월드인덱스에 포함돼 있지 않다.
문제는 기아사태와 비자금문제다. 일본 현지언론들도 기아사태와 비자금문제에 대해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대적인 한국투자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김만기 쌍용증권 뉴욕현지법인장= 장기투자 위주의 미국계 투자가들은 한국증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나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대부분의 미국계 장기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 가장 나중에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런던, 홍콩계 투자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일부 단기투자 펀드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면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 장기투자 위주의 미국계 펀드들이 한국증시를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직접 한국기업을 방문해 국내 경제상황과 기업 상황을 살펴보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 증시가 장기간 호황을 누렸고 한국투자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장 미국계 펀드들이 한국증시를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승철 현대증권홍콩현지법인사장=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증시를 떠나는 것은 국내경제 전반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몇달 전만 해도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증시의 침체원인을 여야간 비자금 파문 등 경제외적인 요인에서 찾았으나 최근에는 한국 경제구조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일부 외국인투자가들은 적어도 1년 동안 현상황에서 증권시장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은 한국의 화폐가치가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홍콩 현지의 아시아담당 애널리스트 사이에는 1달러당 1천2백원 이상의 원·달러 환율이 적당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진용 국민투신홍콩현지법인사장=동남아시장의 통화불안과 기아사태로 인한 환율 및 금리상승 등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워낙 좋아 동남아 시장에 들어와 있던 자금들이 미국 증시로 재유입되고 있는 것도 상황을 나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기업 부도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장기화되는 것이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기아사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한 것이 외국인들의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