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M은 오는 11일 3ㆍ5년만기 CP를 각각 700억원, 300억원(합계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3년물의 할인율은 2.92%, 5년물은 3.13%다. CP는 회사채와 달리 이자를 먼저 지급하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금리에 해당하는 할인율을 적용한 실제 자금 조달금액은 약 891억원 가량이다.
CJ CGV도 오는 14일 3년만기 CP를 2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달 초 CJ헬로비전도 4년만기 CP를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등 CJ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CP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나 삼성그룹ㆍSK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CJ그룹의 CP사랑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3년만기 2,000억원 규모의 CP를 찍었다. 금융당국이 올해 5월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에 대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 한 이후 전 기업을 통틀어 첫 사례였다.
CJ그룹은 왜 이리 CP를 선호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P는 보통 특정금전신탁이라는 상품을 통해 판매되는데 증권사들이 CJ그룹의 CP를 많이 편입하고 있다”며 “CJ계열사의 CP등급이 ‘A1’으로 높은데다 증권사 신탁부서를 중심으로 강한 수요가 나타나면서 CJ그룹도 적극적으로 CP를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회사채보다 발행비용이 저렴한 점도 큰 요인이다. 회사채를 발행할 때는 사채관리수수료, 상장수수료, 등록비용이 들어가지만 CP는 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이 지난 9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는 7억3,200만원이 들었지만 7월 CP를 찍을 때는 이보다 적은 5억8,667만원만 들었다.
발행절차가 간단한 점도 한 몫 한다. 장기 CP는 회사채와 달리 이사회 의결과 수요예측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발행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J그룹은 CP 뿐만 아니라 회사채를 적재적소에 발행하면서 현금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며 “다만 수요예측 결과가 공개되는 회사채보다는 부담이 덜한 CP 의존도가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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