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해운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운임약세로 연간 영업손실이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지난 몇 년 간 이어온 해운사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올 들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운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3분기에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잡니다.
[기자]
국내 주요 해운사들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해보면 매출은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습니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4조8,000억원보다 10.9% 줄어든 4조3,000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332억원으로 지난해 2,000억원에서 83%나 줄었습니다.
현대상선의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했지만 영업손실은 1,400억원을 기록해 지난 해보다 39 % 개선됐습니다.
특히 한진해운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290억원으로 7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현대상선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70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글로벌 해운사들과 동맹체제를 강화하는 등 해운사들의 비용절감 노력이 본격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운임도 오랜만에 상승 추세입니다. 상해해운거래소의 8월 1일자 각 항로별 컨테이너운임현황에 따르면, 유럽행은 20피트 크기 컨테이너 당 1,455달러를 기록해 1년 전 1,203달러보다 21% 상승했습니다. 40피트 크기 컨테이너 단위로 계산되는 미주행은 서안이 2,198달러로 1년 만에 24.5%나 늘었고, 동안행도 4,187달러로 같은 기간 동안 17% 증가했습니다. 컨테이너 운임은 블랙 프라이데이와 연말 특수 등 미국 소비가 집중되는 하반기에 더 오를 것으로 전망돼 3분기부터 해운사들의 흑자전환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 이준기 부장/ 현대상선 :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활발하게 활성화되고 있으며 특히 3분기 들어서부터 계절적 성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국내 해운업체들이 흑자경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년 만에 국적 해운사들의 흑자경영이 기대되는 가운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한 정부의 지원대책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해운사들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노선을 포기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박을 매각했기 때문에 호황기가 찾아와 물량이 늘면 비싼 가격에 다시 선박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 하반기에는 해운보증기구가 설립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해운보증기구와 연계한 1조원 규모의 선박은행을 조성해 해운업계에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해운사들이 힘겨운 구조조정을 거쳐 드디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회복세를 이어가 올 하반기, 해운업 흑자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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