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산하의 캐피털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자산 성장을 구가하는 상황에서 캐피털사가 작지만 꾸준하게 수익을 보태주는 날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 중에서 캐피털사를 보유한 곳은 부산은행∙대구은행∙전북은행 3곳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BS금융지주∙DGB금융지주 산하의 계열사로 BS캐피탈∙DGB캐피탈을 두고 있고 전북은행은 우리캐피탈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 중 BS캐피탈과 우리캐피탈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BS캐피탈은 상반기에만 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뒀던 당기순이익(99억원)과 맞먹는다. 지난해 한 해 농사를 반기만에 달성한 셈이다.
부산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산 지역의 경기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사라진 지역 저축은행의 수요를 캐피털사가 메우면서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신용대출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이고 오토캐피털이나 리스할부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이익 확대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캐피탈의 성장세도 이에 못지않다. 1∙4분기 당기순이익 2억원을 올렸던 우리캐피탈은 2∙4분기에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2∙4분기에 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는 우리캐피탈의 역할이 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북은행의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자회사인 우리캐피탈의 실적 호조 덕분"이라며 "우리캐피탈은 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조달비용이 감소했는데 이 같은 추세는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DGB캐피탈도 빠른 시장 안착이 기대된다. 올 2∙4분기에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DGB캐피탈은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소매금융 부문 매각 및 구조조정 진행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순손실이 났지만 3∙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DGB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영업구조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여러 비용이 발생했고 순손실로 이어졌다"며 "당장 3∙4분기부터는 흑자전환해 약 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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