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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최근 국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 정비 수주 실적이 2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이후 3년 만의 업계 1위 탈환이다. 수도권 재건축ㆍ재개발 수주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해외 수주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방하고 있다. 2009년 해외시장에서 46억달러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포함해 110억달러의 수주액을 올렸고 올해는 12월 현재 43억달러를 달성해 누적 수주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수주가 유력했던 쿠웨이트 코즈웨이 교량 계약이 연기되면서 올 12월 현재까지 43억달러 수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현대건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인프라ㆍ발전 분야의 발주가 극히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다. 현대건설은 "특히 올해는 6억7,000만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복합단지 공사와 14억달러의 베트남 몽즈엉 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며 중동 중심의 수주 지역을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수주 확대에 힘입어 다시 한번 도약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건설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3ㆍ4분기까지 7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율 개선으로 수익성 또한 호전돼 영업이익률이 2ㆍ4분기 6%에서 3ㆍ4분기에는 7.1%로 뛰었다. 내년 전망은 더욱 밝다. 내년 해외 수주가 1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신규 수주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3ㆍ4분기 말 기준 수주 잔액이 35조7,000억원으로 풍부해 외형 및 이익 성장이 오는 2012년까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주를 예상했던 코즈웨이 교량(21억달러)이 2012년 실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고 1,600억달러에 달하는 해외 프로젝트를 2012년 안건으로 선정해 해외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며 "실제 입찰 참여 안건은 이보다 줄어들겠지만 회사의 최근 3년간 수주 성공률 15%를 감안한다면 100억달러 이상의 수주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성장으로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각각 17.6%, 17.8% 증가한 14조1,000억원, 9,7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4월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며 자동차ㆍ건설ㆍ제철을 잇는 그룹의 3대 성장 축이 됐다. 회사 측은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2020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시공경험과 세계 톱 클래스 수준의 기술력이 현대차그룹이 가진 190여개국, 8,000여곳에 이르는 해외 네트워크와 합쳐진다면 그 성장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최근 현대차의 투자 여력 확보는 글로벌 투자로 이어질 것이고 투자국의 고용 증대와 우호적 관계 설정은 향후 건설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현대건설은 이제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Global Industrial Developer)'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ㆍ구매ㆍ금융, 그리고 시공까지 아우르는 선진국형 건설사 모델로서의 역할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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